국립생물자원관, 저어세 국내 첫 유전자 검사 시행

저어새 모습 [출처=환경부]

 



국내 최초로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유전자 연구가 이뤄졌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저어새'의 유전적 건강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저어새는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주걱 모양의 길고 검은 부리가 특징은 조류로, 현재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 지역에만 390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관은 2015년 1월부터 2년 동안 인천 연안과 전남 영광 칠산도 등 5곳에서 번식 중인 '저어새'의 집단간 유전자 다양성을 연구했다. 유전자 다양성은 동일한 종 내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유전차형을 갖는지를 의미한다. 유전자 다양성이 낮을 경우, 질병이나 환경변화 등에 더 민감하고 건강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조사 결과, 5곳의 각 번식 집단 별로 고유의 유전구조를 형성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고유 유전구조는 유사한 유형끼리 묶이는 현상을 의미하며, 별개로 묶일수록 건강한 구조다. 또 유전자 다양성 지수는 평균값보다 높은 0.6을 기록,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됐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를 볼 때 저어새 번식 집단 간에 자유롭게 유전자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저어새의 종 복원 시 국내 번식하는 저어새 개체들을 하나의 보전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어새 유전자 분석에 이용한 시료 채집지 [출처=환경부]

 


아울러 자원관은 저어새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노랑부리저어새의 잡종 유전자형을 확인했다. 인천 수하암에서 확보한 알껍질 2개의 유전자 분석 결과, 여름철새인 저어새(수컷)와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암컷)가 번식, 잡종이 이뤄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두 종의 순수 혈통 보전을 위해 국내 번식지 내 잡종에 대한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우리나라에서 대다수 번식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저어새에 대한 유전자 연구가 최초로 이뤄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멸종위기 조류 보전과 관리 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생화학적 계통 및 생태(Biochemical Systematics and Ecology)' 2017년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저어새 보전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hypark@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