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약,이것부터④] "탈원전, 전력 공급 등 대안 마련 필요"
[환경공약,이것부터④] "탈원전, 전력 공급 등 대안 마련 필요"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7.05.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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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TV는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환경관련 공약을 짚어보는 특집기획물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공약집에서 환경과 관련된 내용들을 발췌해 소개하는 한편, 이들 공약 가운데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정책들을 전문가 및 관계 기관 등의 분석을 토대로 살펴본다. 특집기획물은 문 대통령의 공약을 소개하는 그래픽 뉴스-'대통령의 약속'과 우선순위 및 보완책 등을 점검하는 '환경공약, 이것부터'의 두 파트로 구성된다. 게재순서는 '대통령의 약속'을 먼저 내보내고 '환경공약,이것부터'가 뒤따르는 방식이다. [편집자]

[출처=환경운동연합]

 


2040년까지 ‘원자력 제로’를 외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동안 노후 원자력발전소 등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어왔던 만큼, 원전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의 원전 정책엔 ▲원전 중심 발전 정책 폐기 ▲원전 제로 시대 이행 ▲원전 인근 주민에 대한 전기료 차등요금제 확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상 및 독립 강화 ▲원자안전기술원 독립성 확보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원자력안전협의회 법적 기구화 ▲원전 안전관리 업무 외주 금지 및 직접고용 의무화 ▲원전 내진설계 기준 상향 조정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전면 재검토 등이 담겼다. 

핵심은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원전의 추가 증설 중단과 노후 원전 폐쇄다. 박근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수명연장을 통해 계속 운전을 승인한 월성 1호기는 폐쇄된다. 오는 2021년과 2022년 울산 울주군에 각각 들어설 예정이었던 신고리 5·6호기도 백지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전문가와 시민단체는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을 어떻게 현실화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건설 중인 원전을 잠정 중단하고, 계획 중인 원전은 철회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다만, 길게 끌어 논란이 생기게 하기 보다는 비교적 짧은 시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기를 고리 1호기가 폐쇄되는 6월18일 전후로 잡았다. 이것저것 재다 논란이 커지기 전에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는 견해다. 

또 신재생에너지도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은 2012년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 2년 만에 원전 70개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신청됐다”며 “이같이 막강한 제도를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굉장히 빠른 시기에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 

발전차액지원제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된 전력 거래 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기준가격과 전력거래와의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는 정부가 일정 기간 정해진 가격으로 전력을 매입,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투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이유진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박근혜 정부에선 원전 확대 추가 건설 계획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원전을 줄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원전 정책은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라며 “특히 단순히 ‘원전을 줄이고 없애겠다’는 정책이 아니라 에너지 세제개편, 전기요금, 전력의 발전 우선순위를 경제성에서 환경사회적 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부분이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어 바람직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원전을 줄이거나 폐쇄할 경우 전기요금이 오르거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런 것들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에 대한 의지가 임기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전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과 국민이 더는 불안해하지 않도록 원전을 줄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이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환경TV DB]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수십 년간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전력정책의 목표로 고수해 왔던 정부가 이를 짧은 시간 안에 실현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는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자’는 취지엔 동의하지만, 희망 사항과 실행 가능성에 대해선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의욕만 앞선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가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을 ‘의욕만 앞선 정책’이라고 지적한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지형적 요소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전력 수급에 이상이 생기면, 유럽 전역에 뻗친 망을 통해 다른 나라로부터 전력을 수입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북한과 분단으로, 전력을 수입해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탈원전을 위해선 전력수요공급을 안정시켜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불과 20년 안에 원전을 없애고 그 대안까지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원전 정책은 실행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정치적 의지’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이어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독일에선 원전에서 얻는 전기나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의 값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원전에서 얻는 전기는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 전기료의 약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이 저렴한 전기료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다. 이 때문에 원전을 줄이는 문제는 정치적 선언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 교수는 주장했다. 

신경준 태양의학교 사무처장도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아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신 사무처장은 “운영 중인 원전의 폐쇄 시점과 원전 주변 주민들의 이주대책이 담기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높은 전력예비율로 원전 가동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원전에 대한 국민 불안을 낮추려면 전력 예비율을 OECD 수준으로 낮추고, 전력 절감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총 25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며, 설비용량은 전체 발전원의 21.8%, 발전량은 30.0%를 차지한다. 신고리 4·5·6호기, 신한울 1·2호기는 건설 중이며,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해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