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몰염치한 린스 판매업체들이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없는 ‘식기세척제 린스’를 친환경이라고 허위 광고, 문제가 된 바 있다. 식기세척기 린스는 식기 건조를 도와주고 반짝반짝하게 광이 나도록 하는 제품으로, 아이들이 이용하는 학교 급식소에서 주로 사용된다.

친환경 문구를 달고 세제가 팔린다는 기사가 나간 뒤, 인증 기관인 환경산업기술원에서 해당 업체에 관해 묻는 연락이 왔다. 이후 2주 만에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할 수 있었던 식기세척제 린스 광고에서 친환경 글자는 싹 빠졌다. 정부, 기업, 소비자까지 친환경이라는 단어에 민감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환경부가 실시한 ‘친환경제품 국민인지도 조사’에서 '친환경' 제품 구매이유에 대해 질문했을 때 ‘나와 가족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답변이 62.1%를, 환경보호가 17.8%를 각각 차지했다고 한다.  

실제 현행법상으로 ‘친환경’은 환경에 유익한 것으로 규정돼 있다. 소비자들의 생각과 괴리가 큰 셈이다. 규정이 불명확하니, 허위 과장광고로 적발돼도 제재가 곤란한 경우가 다수다. 친환경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규정 등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2월 15일부터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를 개선, ‘친환경 제품’을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환경성을 개선한 제품’으로 정의했다. 환경성 개선에 대한 범주는 자원순환성향상, 에너지절약, 지구환경오염감소, 지역환경오염감소, 유해물질 감소, 생활환경오염감소, 소음·진동 감소 등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친환경 개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환경오염을 넘어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로 친환경을 바라본다. 농약을 적게 뿌린 친환경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고, 덜 자극적인 친환경 세제로 설거지를 한다. 아기 피부에 순한 친환경 화장품을 바르고, 유해성분이 적은 가구로 집을 꾸민다. 친환경 개념에 건강과 안전도 포함하는 좀 더 포괄적인 연결고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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