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원시림 칠선계곡 보전프로그램 등으로 서식지 안정화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이 올해로 지정 반백년을 맞아 지속가능한 공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리산은 100여년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거목들이 잘려나가고 반달가슴곰 등이 멸종위기에 처하는 아픔을 겪었다.

눈덮인 지리산 청왕봉과 제석봉.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50년간 치유의 시간을 거치며 친환경적인 보존프로그램들이 마련됐고 국민적 인식도 높아졌지만 불법 밀렵과 채집 등 서식지 파괴와 생존 위협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6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리산국립공원 칠선계곡(비선담~천왕봉) 탐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탐방예약·가이드제 상반기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된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3개의 지자체에 걸쳐 있는 가장 큰 규모의 국립공원이다. 

칠선계곡은 총 9.7㎞의 길이로 비선담부터 천왕봉까지 5.4㎞(12만4000㎡) 구간이 2008년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천왕봉(1915m) 북쪽에 위치해 지리산에서 가장 험난한 계곡으로, 설악산 천불동, 한라산 탐라 계곡 등과 함께 3대 계곡에 속한다.

지리산국립공원 칠선계곡. [사진=환경TV DB]

 


비선담, 선녀탕, 칠선폭포, 마폭포 등 천혜의 경관과 풍부한 생태환경으로 보존가치가 높다. 구상나무와 주목, 만병초, 신갈나무 등 아고산대 식물들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Ⅱ급인 삵과 담비, 너구리, 오소리 등이 살고 있다.

칠선계곡은 1997년 태풍 '사라'로 훼손된 이후 자연적인 생태계 복원을 위해 1999년부터 탐방객 출입을 통제하는 등 자연휴식년제를 도입,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회복된 생태계는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방사된 곰 45마리가 지리산 곳곳에서 살고 있으며 이 중 5마리 가량이 칠선계곡 인근에서 서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리산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방사장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 [사진=환경TV DB]

 


반달가슴곰은 설악산에서 마지막 개체가 발견된 이후 사실상 멸종된 줄 알았지만 2002년 지리산에서 야생 반달가슴곰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본격 복원 사업이 추진됐다. 멸종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개체수인 50마리까지 5마리 가량 남은 상태다.

하지만 멸종위기종 서식지에서 아직도 불법 밀렵이 성행하고 있어 반달가슴곰 뿐만 아니라 지리산의 다양한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올무 등 불법 밀렵도구들로 인해 방사된 반달가슴곰들이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밀렵도구 수거와 감시·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동시에 철저한 탐방객 관리에 나섰다.

신용석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이 지리산 칠선계곡 탐방로 입구에서 칠선계곡의 보전 현황과 탐방예약·가이드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TV DB]

 


칠선계곡은 연간 40여회의 탐방예약·가이드제를 통해서만 탐방할 수 있다. 사전예약을 한 탐방객은 공단 소속 가이드와 함께 생태훼손을 최소화하며 칠선계곡의 원시 자연생태를 탐방하게 된다. 5·6월(상반기)과 9·10월(하반기)의 월·토요일에 하루 60명 정원으로 운영된다.

칠선계곡 탐방예약·가이드제는 국립공원 예약통합시스템(reservation.knps.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달 17일에는 5월 1일부터 15일 사이의 프로그램 예약이 가능하다.

신용석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지리산은 지난 100년간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함께 했고 50년간의 치유의 기간을 거쳤다"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원시 생태가 살아있는 칠선계곡의 탐방예약·가이드제는 50년 국립공원 자연보전의 노력의 결실"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국립공원의 생태보전 노력의 혜택을 누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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