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텔레비전에선 연신 속보로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발길이 멈췄지만, 별일 없겠거니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배에 타고 있던 300여명의 승객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앵커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뉴스에서는 연신 승객들의 생존, 구조 가능성을 추측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자 기대는 상실로, 허무로, 우울로 변했다. 

탑승객 476명 가운데 생존자는 속옷 차림으로 탈출한 이준석 선장을 포함해 172명뿐이었다. 나머지 295명은 차가운 시신이 돼 돌아왔다. 9명은 그해 11월 11일 수색이 끝나는 날까지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전국 곳곳에는 승객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이 나부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가 희미해질 때 즈음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시험 인양에 성공, 본인양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의 형체는 처참했다. 오랜 시간 바닷속에 있어 곳곳 녹이 슬어버린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지난 11일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안착했다. 침몰 1092일 만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단원고 고창석·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 씨와 여섯 살짜리 아들 혁규, 이영숙 씨 등 미수습자 가족들은 3년을 기다렸다. 

해양수산부는 선체 외부세척과 방역, 선체안전도 조사 등 준비 작업이 끝나는 대로 선체 안에 들어가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지난 10일부터 세월호 침몰 해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중수색 작업도 두달간 진행할 방침이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파악하는 사고 원인 규명도 진행된다.

희생자 295명에 미수습자 9명까지 2014년 4월16일 세월호에 탔던 모든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밝혀지길 바란다. 세월호라는 이름에 산적된 모든 의문도 해결되길 바란다.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304명의 죽음, 이들의 죽음을 절대 헛되이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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