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대형선박 통째로 인양…"국제적 명성 얻을 것"

지난 11일 세월호는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거치됐다. [출처=해양수산부]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3년 만에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 이번 육상 거치의 1등 공신은 누가뭐래도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이제 목포신항에 설치해뒀던 인양장비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세월호를 육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들어간 비용은 얼마일까. 

업계선 당초 계획보다 작업이 지연된 점을 감안, 계약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 투입됐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5년 7월 입찰을 통해 상하이샐비지를 세월호 인양업체로 선정, 계약 규모는 916억원에 합의했다. 

인양 작업은 총 3단계로 △잔존유 제거 및 유실 방지 (계약액의 25% 지급) △세월호 선체 인양 및 접안(55% 지급) △세월호 육상 거치 및 보고서 제출(20% 지급) 등 단계별로 성공할 때마다 돈이 지급되는 '성공 보수' 형태였다. 

현재 상하이샐비지가 손에 쥔 금액은 506억원이다. 정부는 1단계 작업 완료로 213억원을 지급했으며, 지난해 10월 재계약에 따른 추가 계약금으로 65억원을 건넸다. 여기에 상하이샐비지 측 요청으로 올 2월 이 회사로부터 선금보증이행증권을 받아 228억원을 당겨줬다. 상하이샐비지는 목포 신항 접안 성공으로 240억원, 육상거치와 보고서 작성까지 끝내면 170억원을 추가로 받지만 남은 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1년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양방식이 한 차례 바뀐 데다 작업이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쓴 비용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총(洪沖) 상하이샐비지 대표도 "적자인 것은 맞다"며 "이미 1억 달러를 대출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상하이샐비지가 1000억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을 감수한 이유는 '명성'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세월호는 길이 145m, 무게 1만7000톤에 이른다. 만톤이 넘는 대형 선박을 '탠덤 리프팅' 방식으로 통째 인양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탠덤 리프팅은 크레인 대신 잭킹바지선을 사용해 선체를 들어 올린 뒤 반잠수식 선박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애초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에 부력을 확보해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플로팅 독' 방식을 추진했지만, 작업의 여의치 않자 지난해 11월 인양 방식을 변경했다. 

이에 업계에선 "상하이샐비지가 당장 이익을 보진 못하더라도 고난도 작업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업체이기 때문에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침몰해역에 잠수사를 투입, 정밀 수색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쯤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상하이샐비지에 지급하는 비용(916억원) 포함, 정부가 감당해야할 세월호 인양관련 소요비용은 선체 보관장소 확보 10억원, 보험료 23억원, 인양 선체관리 40억원, 기타 운영비 30억원 등 모두 1020억원에 이른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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