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 활용한 전통지식 2500건 발굴

할미꽃 Pulsatilla cernua var. koreana (Yabe ex Nakai) U. C. La [미나리아재비과] 화장실에 있는 파리나, 구더기를 없앨 때 할미꽃 뿌리를 찧어 물에 타서 뿌린다; 뱀에 물렸을 때 할미꽃을 반으로 갈라 물린 부위에 붙이면 낫는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식물을 활용한 살충제 등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 2500여건이 조사, 발굴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자원관)은 자생생물을 자원으로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통지식 2500여건을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자원관은 2009년부터 자생생물의 활용가치를 찾기 위해 생물다양성이 우수한 국립공원과 전통마을을 대상으로 생물자원 전통지식을 조사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자원관과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강원지역의 설악산·오대산·치악산 국립공원 주변 지역과 사천 갈골마을, 인제 냇강마을 등 총 72개 마을에 거주하는 167명의 현지주민 면담을 통해 수집됐다.

연구진은 식물·어류 등 426종의 생물자원과 관련된 총 2495건의 전통지식(오대산국립공원 996건, 치악산국립공원 869건, 설악산 국립공원 345건, 전통마을 285건)을 발굴했다.

주민들의 연령대는 70~80대의 고령층으로, 이들은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전통지식을 제공했다.

발굴된 대표적인 전통지식은 삽주, 질경이, 참취, 익모초 등의 식물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한 사례들이다.

이번 조사 대상 지역에서 최소 70~80년 전부터 삽주, 질경이, 삼취를 나물 등 식용으로 먹거나 배탈 또는 체했을 때 이용했다. 익모초는 더위를 먹거나 화상을 입었을 때 약초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 모기 등 해충을 쫓아내는 데에 할미꽃 뿌리가 사용됐고, 관절통과 신경통에는 '속새'라는 식물이 약용으로 활용돼왔다.
  
자원관은 이번에 발굴된 전통지식을 국가 생물자원 전통지식으로 보존·관리하고, 생물자원의 유용성 탐색 연구에 이용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생물자원 보전과 전통지식 계승을 위한 체험, 교육, 홍보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백운석 자원관장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지식은 잠재적 활용가치가 높아 생물자원 산업화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자생 생물자원의 전통지식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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