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갑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주상절리로 보존가치 높아

선갑도. [출처=인천 옹진군]

 


최근 채석단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선갑도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섬의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환경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녹색연합과 한국환경회의, 황해섬네트워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6일 성명서를 통해 "환경부 한강유역청은 황해 자연생태·지질경관 보고인 선갑도의 채석단지 지정계획에 부동의하고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반려해야 한다"며 "산림청은 선갑도를 해양도서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지역으로, 해수부는 보호대상 해양생물 서식실태 긴급조사를 통해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갑도(仙甲島)는 선녀가 갑옷을 두른 것 같다는 의미를 담은 섬으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주상절리 등 지질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최근 채석단지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채석단지 사업면적은 364.872㎡로 섬 전체 면적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질경관, 관광자원, 자연생태적 가치는 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와 비교될 수 없다며, 덕적군도의 섬들과 함께 해양국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갑도는 구렁이와 매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살고 있으며 가침박달, 쇠뿔석이, 멱쇠채, 두루미천남성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남방계와 북방계식물이 함께 공존하고 식물 다양성이 높아 황해 도서지역 식물 연구에 중요한 섬"이라며 "채석단지 예정지역 은근 조간대에서 해수부 지정 보호대상해양생물인 거머리말과 새우말의 대규모 서식이 새롭게 확인됐고 산호충류의 서식 가능성이 높아 조간대와 해양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섬 전체가 화산폭발 당시 화산재 등이 쌓여 형성된 응회암 덩어리로, 섬 둘레와 채석단지 예정지인 섬 안쪽, 주 능선 등에서 선명한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주상절리는 제주도와 무등산, 한탄-임진강, 경주 양산 등 일부 지역에만 있는데, 응회암으로 이뤄진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무등산 서석대를 제외하고 선갑도가 유일하다는 것.

특히 분화구처럼 보이는 C자형 호상 해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관이라고 녹색연합은 설명했다.

앞서 인천광역시는 2007년 '인천연안도서 해양환경조사 및 보전관리계획'에서 선갑도가 '준보전도서'에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수부가 지정한 해양보호구역인 대이작도 풀등에서도 불과 7㎞ 거리에 있다.

환경단체들이이 입수한 이번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선갑도의 채석단지 개발 필요성으로 인천의 골재 수급 안정화를 내세우고 있다. 또 채석 후 복구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2014년 수립한 5개년 골재수급 계획에선 수도권 골재 수급은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환경단체들은 "세계 최대의 쓰레기매립지인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장 옆에서 순환골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며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나무까지 자라고 있는 형편"이라며 "환경훼손이 불가피한 채석단지 신규개발이 아닌 재개발이나 재건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순환골재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석 후 복원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오히려 자연상태 회복이 시급하다"며 "섬소유주가 방목한 가축들을 이주시키고 구렁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불법포획에 대한 집중단속으로 추가 환경훼손을 방지하도록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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