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측정장치로 실제 도로 주행시 차량 배출가스 측정

경유차 실도로 배출가스 측정 장치를 장착한 차량들. [출처=국립환경과학원]

 


올해 9월부터 실제 도로에서 달리는 차량의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경유차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가 시행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학원)은 이번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6개 자동차제작사와 공동평가를 실시하는 등 협업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경유차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는 기존에 실내 실험실에서 실시해왔던 차량 배출가스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에 '이동식 배출가스 측정장치'를 싣고 실제로 도로를 달리면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적합여부를 판정하는 제도다. 

올해 9월부터 전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 지난해 7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 제도는 올해 9월부터 출시되는 경유차부터 적용된다. 실도로 주행 인증시험은 도심, 교외, 고속도로를 각각 1/3씩 주행하고 급가속, 언덕주행, 에어컨 가동, 고온·저온 등 다양한 운행조건이 반영될 예정이다. 

자동차 실외 배출가스 측정장치 [출처=국립환경과학원]

 


과학원은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가 시행되면 경유차 배출가스 배출기준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은 실도로 0.168g/㎞로 현행 실내인증기준(Euro6)인 0.08g/㎞보다 높다. 하지만 실내 인증을 통과한 경유차가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인증기준을 평균 7배 이상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이 반영된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 과학원의 국내 경유차 20종에 대한 실도로 배출가스 조사 결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평균값은 실내인증기준의 7배인 0.56g/㎞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과학원은 실도로 주행 인증시험 결과가 경로, 운전방법, 교통상황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올해 3월 초부터 6개 자동차제작사(현대,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 벤츠)와 실도로 배출가스 공동평가를 진행중이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 일대의 4개 주행경로에서 공동으로 실도로 배출가스 시험을 실시하고 시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원은 이달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국내외 자동차 환경정책과 배출가스 저감기술 전문가를 초빙해 '자동차 실도로 배출가스 제도 시행을 위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워크숍에서 과학원은 실도로 배출가스 제도의 특징과 운영계획을 설명한다. EU집행위원회의 자동차 배출가스 담당관인 파나지오타 딜라라(Panagiota Dilara) 박사는 EU의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와 '국제표준 소형차 배출가스 시험방법'(WLTP)의 도입 계획을 소개한다. 

WLTP는 국제연합 유럽경제위원회(UN ECE) 주도로 개발한 새로운 배출가스 실내시험 방법으로, 우리나라는 경유차 배출가스 시험에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외 자동차 제작사의 배출가스저감기술 전문가들도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 시행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장은 "실외도로 주행시험은 기대효과가 크지만, 새로운 개념의 시험방법이므로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와 자동차제작사 사이의 협업이 필수"라며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경유차 질소산화물 저감을 통해 미세먼지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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