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측정분석센터장

최종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측정분석센터장. [출처=환경부]

 

최근 환경부의 정책 공익광고 중 "아임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 라는 주제의 영상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이 영상은 알루미늄 캔과 자동차 알루미늄 휠 바퀴, 우유팩과 휴지 등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새로운 제품의 원료가 폐기물이라는 점을 재밌게 구성했다. 

환경 분야에서 'I am your father'가 자원재활용이라면 '아임 유어 마더(I am your mother)'와 유사한 환경 분야는 무엇일까? '어머니'는 우리의 마음속에 항상 희생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신다. 자식의 성공에 만족하고 결코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이 같은 어머니의 속성과 유사한 환경 분야가 바로 측정분석이다. 인간은 일정 수준 이상의 오염농도에서는 눈과 피부 등을 통해 자극되는 증상과 고통을 언어라는 수단으로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계의 식물과 토양은 피해에 대한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일부 동물과 곤충만 회피라는 수단을 통해 오염원에서 달아날 수 있다. 

이에 측정분석은 식물, 토양, 동물, 곤충 등의 피해 정도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인간이 창출한 방법과 장비를 이용해 "환경이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환경오염물질의 관리는 첫 단계로 환경 질을 모니터링해 상태를 진단하고, 두번째 오염물질에 대한 시험을 통해 독성 값이 결정되며, 세번째로 오염물질 배출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과 배출 기준을 설정한다. 마지막으로 수립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다시 모니터링을 한다. 

측정분석은 고가의 정밀한 장비만 있다고 해서 저절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측정분석자의 전문성, 노력, 고민 등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결과가 완성된다. 

측정분석은 환경 정책에서 가장 기본이 되지만 오히려 기본이기에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정확하고 정밀한 오염도를 산출한 것은 당연한 일로 치부된다. 가끔은 1주일, 1개월간 밤을 지새우며 분석한 결과에 대해 "제대로 분석했어?" 라고 책망하는 듯 한 질책을 받기도 한다. 

어머니에게 자식이 "엄마가 해준 게 뭐가 있어?" 라고 원망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에 처할 때가 종종 있다. 측정분석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얘기를 듣는다면 억울한 어머니의 심정과 비슷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측정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맡은 임무를 묵묵하게 내는 것'이다. 이러한 측정분석자가 환경 분야의 진정한 'I am your mother'가 아닐까?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