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동결보존한 미호종개 생식줄기세포로 인공증식


동결보존했던 멸종위기 어류의 생식줄기세포를 해동해 타 어종에 이식하고 인공증식하는 실험이 성공, 멸종위기 어류 유전자 보전이 가능하게 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자원관)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의 생식줄기세포를 영하 136도 이하에서 동결보존하고, 이 중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대리모인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생식줄기세포는 생식소 내에서 정자 또는 알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어류의 경우 정자와 알 양쪽으로 분화할 수 있다.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장기간 보전할 수 있게 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미호종개(Cobitis choii)는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우리나라에만 살고 있는 고유종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높다.

몸길이는 8~10㎝로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 살며,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수질오염, 하천개발 등으로 현재 거의 절멸상태에 놓였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증식·복원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원관 연구진들은 2015년부터 '어류 생식줄기세포를 이용한 활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미호종개의 동결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개체를 안정적으로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여주홍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이번 연구의 3가지 의의는 대리모로부터 멸종위기종 어류의 인공증식 가능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는 점, 어종자원의 반영구적 보존과 필요시 언제든 증식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측면, 이로 인해 멸종위기종 어류의 인공증식에 대한 방법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미호종개를 비롯한 감돌고기(I급), 퉁사리(I급), 열목어(Ⅱ급) 등 멸종위기 어류 4종에서 적출한 생식소를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를 이용해 최장 18개월 동안 -196℃의 초저온 상태에서 동결해 각 생식소 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이같은 어류 생식줄기세포의 생존은 동결보호제의 종류 및 농도, 냉각속도, 해동온도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결된 멸종위기 어류 4종 중 우선적으로 미호종개의 해동 생식줄기세포를 불임화시킨 미꾸라지에 이식해 이 미꾸라지가 미호종개의 알과 정자만을 생산하도록 했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이 알과 정자를 지난해 10월14일 수정시킨 결과 7576마리의 치어가 태어났고, 이들 치어들의 유전자는 자연 상태의 미호종개 유전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47마리의 미호종개는 자원관 사육실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나머지 7529마리의 미호종개 치어는 유전자 분석 연구로 활용했다.

연구진은 증식개체의 생식 능력, 수명 조사 등 자연 개체와 비교한 면밀한 기초 생물학적 분석 등 후속연구를 추진한 뒤 이들에 대한 방류를 추진할 예정이다.  

여 과장은 "가장 중요한건 동결보존 기술과 대리모를 통한 증식"이라며 "치어가 아닌 준성어를 통해 이같은 연구가 성공한 것은 최초"라고 강조했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자원관은 이번에 성공한 어류 생식줄기세포 기술이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필요할 때 증식할 수 있어 멸종위기 어류의 증식·복원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호종개와 함께 동결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 등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흰수마자, 꼬치동자개 등의 어류에 관한 초저온 동결 및 인공증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멸종위기 어류 인공증식 성공은 생식줄기세포가 확보된다면 멸종된 종의 증식도 가능함을 보여준다"며 "멸종위기 어류의 상시 복원 가능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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