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환경TV 유튜브]

RE. 번식과 성장이 빨라 어민들에게 큰 수입원이 되어왔던 바지락.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서해 갯벌에서 바지락이 씨가 말랐습니다.

INT. 홍월순 / 송학2리 어민

“조개 그런 게 살지를 못하지요. 그러니깐 부분부분 있는 데만 조금만 있지. 그 쏙 많은 데는 조개가 없어.”

INT. 이정구 / 송학2리 어민

“몇 년 전에는 바지락도 잘 크고 조개도 많고 2~3년 전부터는 쏙이 너무 많아가지고 쏙 구멍 때문에 조개가 크지 못 해 가지고...”

RE. 1990년대 바지락 생산량은 7만여 톤에 이르렀지만, 2015년에는 2만5천여 톤으로 66%나 줄어들었습니다.

바지락 생산량이 줄자 가격은 고공행진을 기록했습니다.

1kg당 1000원이었던 바지락 가격은 2015년 4500원으로 4.5배가량 치솟았습니다.

ST. 여기는 충남 보령시 주교면에 위치한 한 갯벌입니다. 최근 이 갯벌에서 바지락이 급감하고 있다는데요. 제가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현장으로 한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저쪽에서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가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NT. 송재희 박사 /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박사님, 지금 어떤 작업 중이세요?”

“지금 이 갯벌은 쏙 피해를 많이 입고 있는 곳이라서, 봄이 돼서 쏙이 얼마나 위쪽으로 올라와 있는지 확인하는 중입니다.”

“쏙이 지금 얼마나 올라와 있나요?

”보통 이 시기가 되면 지면에서 40cm 이하 깊이에 있는데, 아마 4월 초순 정도 되면 30cm 가까이 위로 올라올 것입니다.“

RE. 수년간 서해 갯벌의 환경과 바지락 개체 수 변화를 연구해온 해양수산부는 바지락 생산량 감소 원인으로 쏙을 지목했습니다.

갯벌에 U자 또는 Y자형 구멍을 1m 이상 뚫고 들어가 성장하는 쏙은 서식지 경쟁을 벌이면서 바지락 폐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INT. 송재희 박사 /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주교 갯벌 같은 경우에는 쏙이 아주 많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 분포해 있나요?”

“저희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조사한 바에 의하면 1평방미터(㎡) 당 쏙 구멍 수가 약 400개 가까이 되고요. 실질적으로 파보면 1제곱미터 당 130마리 이상의 쏙이 나오고 있습니다.”

RE. 진흙과 모래, 자갈이 섞여 바지락 서식지로 천혜의 환경을 갖추었던 주교면 갯벌.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갯벌에 고운 모래가 밀려들면서 바지락이 아닌 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송 박사와 지역 어민들은 쏙이 급격하게 늘어난 원인으로 인근에 건설된 천수만을 꼽았습니다.

ST. “제 등 뒤로 보이는 이곳은 천수만 방파제입니다. 1984년 이 방파제의 등장으로 충남 홍성군, 서산시, 태안군 안면도 일대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농토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육상에서 모래와 자갈 유입이 차단되면서 보령시 주교면을 포함한 충남 일대의 갯벌은 쏙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RE. 서해의 소중한 어족자원인 바지락과 함께 주교면 갯벌의 미래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문제 해결의 방법은 없는 것일까?

INT. 송재희 박사 /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경운 장비를 만들어서 표층으로부터 30cm까지 갯벌을 경운해서 쏙 구멍을 막게 되면 쏙들이 반드시 위로 올라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면 그 쏙들을 갈매기들이 잡아먹든지 아니면 사람이 잡아내는 그런 방법으로 하고 있고요.”

RE. 하지만 방조제를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방조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어촌공사는 경제적 이득이 없는 상황에서 논의 자체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INT.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그걸 헐어서 얻는 이득이나 이런 부분은 사실 뭐 따져봐야 하는 문제죠. 뭐 그렇게 간단하게 헐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그렇게 논의할 대상은 아니죠.”

RE. 그러나 갯벌 생태 복원을 위해 방조제를 연 전례는 있습니다.

1997년 만들어진 보령호는 상류에서 유입되는 축사 폐기물로 수질이 악화되자,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열고 바닷물을 순환시켜 바지락, 굴 등 어족자원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주교면 갯벌 역시 배수갑문 설치만으로 복원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정부는 경제적 득실만을 따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갯벌. 소중한 바다,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환경TV 박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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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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