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가뭄 해소위해 해수담수화사업 적극 추진

지난해 여름 충남 서산시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벼에 염해 피해가 발생했다. [출처=서산시]

 


1993년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지정했다. 지난해 3월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80ℓ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독일(150ℓ), 덴마크(188ℓ) 등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여름 강우량이 평년의 50% 수준에 그치면서 전국이 '가뭄 몸살'을 앓기 시작, 하천은 바닥을 드러냈고 가로수는 말라죽었다. 특히 충남지역은 42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제한 급수라는 초유의 상황까지 단행했다. 

현재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13억8600만㎦, 이 가운데 97%는 바닷물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3500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70%가량은 빙산과 빙하이기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경제개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2년 펴낸 '2050 환경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40%가 식수난과 농업, 산업 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52개국 30억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이 같은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할 방안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지하수 이용, 인공강우, 해수담수화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 지하수 이용은 수원 고갈과 수질 오염 등의 부작용이 잇따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인공 강우는 실험 단계에 그쳐 아직까진 해수담수화 기술만이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의 염분을 포함한 용해 물질을 제거하는 물 처리 과정으로 '해수탈염'(海水脫鹽)이라고도 불린다. 

두산중공업은 다단증발법(MSF), 다중효용증발법(MED), 역삼투압법(RO) 등 3대 해수담수화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출처=두산중공업]

 


다행히 아직까지 미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국내 주요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은 해수담수화 건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기업은 두산중공업이 손꼽힌다. 

두산중공업은 1978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동 해수담수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난 30여 년 간 사우디, UAE,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에서 27개가 넘는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물은 일 640만톤 규모다. 이는 220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해수담수화사업은 국외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과 달리, 국내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도서 지역의 식수난을 해결하고자 2004년부터 낙후된 해안 도서지역에 해수담수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전국 100여개 도서지역에 설치된 해수담수화 시설은 국비 70%와 지방비 30%가 투입돼 조성됐다. 

도서 지역에 설치된 소규모 해수담수화 시설을 제외하면 포스코건설이 자체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광양에 건설한 시설과 국가 연구·개발 테스트베드(Testbed·신기술 성능평가실험시스템)로 설치된 부산 기장에 설치된 시설뿐이다. 

이마저도 기장에 설치된 시설은 인근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는 이유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된 가동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 기장군 대변항 근처에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 [출처=부산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보다 댐과 지방상수도를 통한 용수공급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저렴하다"며 "해수로부터 염분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해수담수화 시설의 확대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물 공급 안정화 등을 위해 해안가에 위치한 산업 단지를 중심으로 해수담수화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국토부는 오는 7월 해수담수화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올해부터 3년 동안 총 2200억원(국비 30%·K-water 70%)을 투입, 해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한 해수담수화 설비 확산을 위해 물 생산단가도 낮출 계획이다. 현재 물 1톤을 기준으로 생산단가를 비교하면 댐은 947원인데 비해 해수담수화 설비는 1070원으로 1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국토부는 기술 개발을 적극 유도해 물 생산 단가를 오는 2020년까지 820원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수담수화 설비는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 내 많은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후변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 속 바닷물이라는 무한한 자원을 항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신규 산업단지에 해수담수화 설비를 우선 도입하고, 기존 산업단지에는 경제·환경·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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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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