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현금성 자산 4조원 뿐

일본 도시바(東芝)가 지난 3일 반도체 부문 매각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출처=도시바 홈페이지]

 


일본 도시바(東芝)가 지난 3일 반도체 부문 매각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인수에 나섰던 SK하이닉스가 고민에 빠졌다. 인수 규모가 최대 25조원 이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다음 달 1일 분사하는 반도체 부문 '도시바메모리' 지분 매각을 위한 입찰 절차를 개시, 오는 29일까지 기업이나 투자펀드로부터 희망 출자비율이나 금액 등을 담은 출자제안서를 접수한다.

도시바메모리의 지분 50∼100%를 최대 2조5000억엔(25조 원)에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도시바메모리의 지분을 100% 매각하면 매각이익은 최대 1조 엔(10조 원)이 넘을 수 있다.

매각 규모가 커지자 도시바 인수전에 발을 담근 SK하이닉스의 고민은 커졌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 인수 건으로, 9조원대였다.

반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은 2.7배 큰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4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독자 인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폭스콘과 손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최태원 SK 회장과 궈 훙하이 회장의 각별한 친분이 도시바 인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훙하이 회장은 현재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지분 3.5%를 보유한 4대 주주다. 2014년 훙하이가 SK 지분을 매입하면서 두 총수가 가까워졌고, 이후 IT(정보기술) 합작사 설립, SK텔레콤 루나폰의 폭스콘 생산, 폭스콘 충칭 스마트공장 사업의 SK 수주 등으로 다양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도시바는 이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메모리 부문 분사를 정식 의결하고 입찰에 참여할 기업도 새로 모집할 예정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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