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충북 괴산 소수면에 위치한 오리 사육 농가에서 AI(조류독감)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관계자들은 매몰 작업을 진행했다. [출처=포커스뉴스]

 


AI(Avian Influenza·조류독감)가 전북도를 강타했다. 전북 김제시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 이어 고창군 동림저수지 일대에서 발견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잇따른 AI 감염 소식에 전북도는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김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검사한 결과, H5N8형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야생조류에서 H5N8형이 검출된 적은 있지만, 가금류 농장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바이러스는 올겨울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H5N6형보다 잠복 기간이 길고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발견이 어렵다.

당국은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 6일 도살처분 조치를 완료했으며, 반경 500m 이내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키우는 19만9000마리도 도살 처분했다. 

당국은 AI 확진을 막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김제시 내 가금류 농장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금류 농가 등은 출입자와 차량을 통제하고, 청소와 소독 등 AI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AI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중 한 곳인 고창군 성내면 동림저수지의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발견됐다. 

같은 날 농식품부는 고창군 동림저수지 주변에서 수거한 가창오리 5마리의 폐사체에서 H5N6형, 쇠기러기 2마리의 폐사체에서 H5N8형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동림저수지는 지난해 말부터 철새 떼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남 영암호의 철새 6만 마리가 이동하면서 이곳에 머무는 철새 떼는 가창오리 등 17종으로 40여만 마리에 달한다. 

철새 이동 시기와 맞물려 동림저수지 주변의 야생조류 폐사체가 AI로 확진되자, 당국은 방역 차량 5대를 동원해 동림저수지 주변에서 매일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동림저수지로 통하는 출입로에는 초소를 세워 탐조객과 낚시꾼의 출입을 막고 있다. 

한편 농림부는 지난해 12월16일 AI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며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다. AI 때문에 가축 방역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등급으로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모두 2735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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