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한 접시에 소주 한 병 주세요"

얼마전 소주 한잔이 생각나 포장마차를 찾았다. 꼬막을 안주로 시켰지만, 포장마차 아주머니는 "요즘 꼬막값이 '금값'이 돼 구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꼬막을 구할 수 없다는 소식에 고개가 갸우뚱거렸지만, 꼬막이 왜 이렇게 비싸졌는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남획과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꼬막은 1990년대 중반까지 전남도에서만 2만톤 이상이 생산됐다. 하지만 2008년 1만2000톤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는 2015년엔 528톤만이 출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꼬막 생산량이 부진하자 가격은 수년 새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2000년 20㎏당 5만원이었던 꼬막은 2013년 28만원, 지난해엔 35만원을 기록했다.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며 회포를 풀 기에는 부담스러워져 버린 것이다. 비싸서 구경하기도 어렵다는 포장마차 아주머니의 푸념은 거짓이 아니었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양수산부는 국내 꼬막의 90%를 생산하는 전남 보성군과 함께 올해부터 2021년까지 33억을 투입해 꼬막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생산량을 늘려 꼬막 값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꼬막 씨가 말라버린 보성군 벌교 갯벌에서 복원 사업을 진행한다는 해수부의 계획이 뒤늦은 감도 있지만, 꼭 성공하길 바란다. 겨울 입맛을 깨우는 '남도의 진미' 꼬막을 우리 세대만 알고 가기엔 너무나도 아쉽기 때문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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