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은 가방으로 새끼는 서커스단으로…해수부 "독도 영유권 강화할 것"

울릉도 통구미에 세워진 강치 동상. [출처=해양수산부]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리 거북광장엔 강치(가제) 가족이 있다. 수컷은 갯바위에서 포효하고 있고, 암컷과 새끼는 그런 수컷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울릉도와 독도에 강치는 없다.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도의 수호신'으로 울릉도와 독도 앞바다를 호령하던 강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강치는 19세기 동해안 일대에 약 4만여 마리가 서식했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남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1904년부터 8년간 일본인들이 포획한 강치는 1만4000마리. 강치 가죽은 가방으로 만들어졌고, 새끼는 서커스단에 팔아넘겨졌다. 무분별하게 포획된 강치는 이후 1950년대 독도 근해에서 50여 마리가 발견된 뒤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1974년 강치 한 마리가 독도 근해에서 발견된 기록이 끝이다. 

이에 해수부는 2014년 울릉도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며, 강치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엔 1억5000만원을 들여 독도 강치 조형물을 설치했다. 강치의 생리와 생태와 독도의 환경을 고려한 소형 바다목장 등도 개발하고 있다. 

해수부가 이 같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시파단 섬'의 전례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양국은 23년동안 이 섬을 두고 영유권을 주장하다 1998년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영토분쟁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 결과 ICJ는 2002년 말레이시아가 보호법을 만들어 바다거북의 멸종을 막는 등 시파단 섬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왔다는 점을 근거로 말레이시아의 손을 들어줬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ICJ에서 독도의 소유자를 가리는 상황이 오더라도 강치가 시파단 섬의 바다거북과 같은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며 "강치 복원 사업은 우리 생태계에서 훼손된 부분을 되살리는 동시에, 독도의 영유권을 국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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