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활어, 양식산 보다 기생충 多 발견, 중금속 오염도 높아

양식산 광어 회. [사진=환경TV DB]

 


자연산vs양식산. 횟집을 찾은 손님은 자연산 활어를 선호한다. 식감이 더 뛰어나다는 이유도 있지만, 질병 발생으로 인한 집단 폐사와 항생제 과다 사용 논란이 있었던 양식산 활어가 다소 께름칙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자연산 활어는 '안전'할까? 

2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활어 유통시장에서 양식산 활어와 수입산 그리고 자연산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각각 60%, 35%, 5%다. 자연산 활어는 양식산 활어나 수입산 활어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팔린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견과 달리 양식산 활어의 경우 자연산 활어보다 기생충과 중금속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

수산과학원이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약 12개월 동안 우리나라 동·서·남해 연안 지역에서 잡힌 자연산 활어 8종과 양식산 활어 7종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한 결과 자연산 활어에게선 기생충 '아니사키스(Anisakis)'가 발견됐다. 이 기생충은 '고래 회충' 또는 '물개 회충'으로 불리는데, 자연산 활어를 회로 먹거나 오징어, 낙지 등(두족류)을 날로 또는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된다. 

반면 양식산 활어에게선 아니사키스가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양식산 활어가 자연산에 비해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한 까닭은 '약욕(藥浴·약을 물에 타는 것)' 때문이다. 많은 사람은 어류에 항생제를 직접 먹인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라고 해수부와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과 관계자는 "양식장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수조 소독을 위해 옥시테트라사이클린(OTC, 항생제의 일종)을 물에 타는 정도로, 항생제를 직접 수조에 넣는 일은 드물다"며 "수조를 옮기 과정에서 어류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고 어류 표면에 있는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약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욕제로 수산용 폼알데하이드가 사용되지만 '공업용'이 아니라 '수산용'으로 수산전문기관이나 전문가(수산질병관리사)에게서 진단·진료를 받은 뒤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며 “출하하기 3~4주 전에는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 ‘안전 휴약기간’을 둬 어류에 남아있는 항생제를 배출하게끔 하고 있으므로 위생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해수부는 2005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도입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수산물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1313마리의 양식 어류를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벌인 결과, 82개의 어류가 유통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어류는 출하가 연기되거나 폐기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연산 활어는 양식산 활어보다 중금속을 더 많이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과학원이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약 12개월 동안 자연산 활어 7종 20개체와 양식산 활어 7종 21개체를 대상으로 중금속 함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자연산 활어의 중금속 평균 함량은 아연(Zn) 11.74㎎/㎏, 구리(Cu) 0.58㎎/㎏, 수은(Hg) 0.36㎎/㎏, 망간(Mn) 0.21 ㎎/㎏, 크롬(Cr) 0.14㎎/㎏, 니켈(Ni) 0.10㎎/㎏, 카드뮴(Cd) 0.04㎎/㎏ 순으로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식산 활어에게선 아연(Zn) 8.94㎎/㎏, 구리(Cu) 0.34㎎/㎏, 수은(Hg) 0.29㎎/㎏, 망간(Mn) 0.17 ㎎/㎏, 크롬(Cr) 0.14㎎/㎏, 니켈(Ni) 0.11㎎/㎏, 카드뮴(Cd) 0.04㎎/㎏의 중금속이 함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가자미와 광어처럼 한곳에 오래 체류하는 어종이 오염된 바다에서 서식할 경우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양식산 활어의 경우 수산물의 생산·가공·유통에 관한 모든 과정을 기록·관리해 소비자에게 공개되고 있으므로 자연산 활어보다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는 '2017년도 생산단계 수산물 안전성 조사 추진계획'을 통해 올해 1만2500건의 생산단계 수산물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수산물 안전성 조사는 중금속·방사능 오염 수산물 등 먹기 부적합한 수산물이 유통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공급하기 위해 생산단계 수산물을 대상으로매년 실시되고 있다.  

김재철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올해 고등어, 명태, 갈치, 넙치 등 소비자가 선호하고 즐겨 먹는 수산물 1만2500건의 생산단계 수산물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중금속·방사능 오염 수산물 등 먹기 부적합한 수산물이 유통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 안전한 수산물만을 생산·공급해 국민이 우리 수산물을 믿고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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