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언,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수출 기업들이 비상에 걸렸다. 멕시코는 미국시장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그간 기아자동차, GS칼텍스,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이 전략적 수출기지로 진출해 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향후 발생할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다만 아직 재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협상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멕시코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0월 4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이어 지난해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현지 생산량의 20%를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NAFTA 재협상을 공언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현재 무관세에서 35%까지 국경세를 매기겠다고 하면서,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 등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GS칼텍스 역시 트럼프 정부의 NAFTA 재협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내장재 소재를 납품하기 위해 공장을 준공, 올 1분기에 연간 3만톤 규모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NAFTA 재협상으로 관세가 부과될 경우 GS칼텍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 역시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 NAFTA 재협상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가동해 멕시코 내에 있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비록 NAFTA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완성차업체들의 대미수출이 위축되면 판매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우려했다.
또한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시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hypark@eco-tv.co.kr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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