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포커스뉴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국비판 풍자전시회에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를 묘사한 그림을 두고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표창원 의원실과 예술가들의 모임인 '곧바이실행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곧, 바이! 展'라는 제목으로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시국비판 풍자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논란이 된 작품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해 박 대통령의 나체를 풍자적으로 묘사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다. 이를 둘러싸고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이라는 두 가지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논란 직후 표 의원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모든 기획과 진행은 '작가회의'에서 주관했고 저나 어떠한 정치인도 개입하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이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입니다" 라고 해명했다. 또 논란이 일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은 예술가의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의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은 이번 논란에 대해 표 의원의 책임을 물을 예정임을 밝혔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그림이 반여성적인 측면이 있고 예술 작품의 자유와는 별개로 대통령의 나체 풍자화가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전시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윤리심판원 회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4일 논란이 된 작품 '더러운 잠'이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전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TV 유튜브 영상]

 

이러한 갈등은 돌발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노년층을 비롯한 20여명의 시민들이 의원회관을 찾았고, 이 중 한 노인이 논란의 작품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작품을 훼손한 시민을 연행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전시회 관련 논란이 거세지자, 전시 공간 사용을 승인한 국회사무처는 "해당 전시회에 대해 정당, 언론, 시민 등이 많은 우려와 논란을 제기하고 있어 표 의원실에 24일 오후 3시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는 작품을 자진 철거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자진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의원회관 제1로비 사용허가를 취소할 것임을 문서로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전시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와 풍자"라며 "작가의 예술창작 자유가 폭력적인 이유로 훼손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진해서 현장에 전시된 작품을 전부 철거했으며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문화공간 벙커1에서 전시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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