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라면 가공식품에 두루 사용…환경파괴 논란까지

누텔라 [출처=페레로 그룹]

 


유럽식품당국이 팜유(Palm Oil)가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유럽의 슈퍼마켓 체인이 팜유가 함유된 식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식품업계에 파장이 번지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지난해 5월 팜유를 200℃ 이상 가열할 경우 발암 가능성이 커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팜유는 저렴한 식물성 기름으로 가공식품 제조시 두루 사용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해당되기 어렵겠지만, 식품 제조사의 경우 팜유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고온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

팜유는 인체 위해성 뿐만 아니라 경작 과정에서 환경파괴 문제도 제기돼왔다.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전체 생산량의 87%가량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열대우림을 불로 태우고 삼림을 벌채해 기름야자나무를 식재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온실 가스(탄소 등)가 배출되고 있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오랑우탄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어 유럽에선 2008년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최대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코프'가 팜유가 함유된 식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코프는 팜유가 함유된 200개 제품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여기에 일명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누텔라' 등이 포함됐다. 

일부 식품업체들은 팜유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누텔라 제조업체인 이탈리아 페레로 그룹은 팜유를 계속해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누텔라 매출은 그룹 총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로 그룹은 다른 오일을 사용해서는 지금과 같은 특유의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없는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0℃ 이상으로 가열하고 있지 않아 발암물질이 유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팜유는 초콜릿이나 라면, 과자 등의 가공식품에 두루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 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라면의 경우 팜유로 튀겨지고 있으며 초콜릿은 절반 가량에 팜유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녹색소비자연대 조사결과 과자·라면·초콜릿의 70~80%에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앞서 1980년대엔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우지 파동'이 일었고, 이후 라면업계는 대대적으로 팜유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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