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포커스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삼성그룹은 경영공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일 오전9시30분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했다. 삼성은 애초 참고인 조사 정도로만 예상하고 있다가 이번 '피의자 신분 소환'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측에 전달한 35억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과 관련된 뇌물이라고 보고,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자신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특검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특검은 "이 부회장 소환 조사 후 삼성관계자를 일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삼성 내부적으로는 그룹 총수 뿐 아니라 수뇌진의 전반적인 공백으로 인한 경영우려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또한 총수의 피의자 신분 소환으로 기업 경영에 타격을 입은 상황 속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재편이나 인수·합병 등 시급한 기업 활동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진행됐어야 할 정기 인사마저 보류한 상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세계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17'에도 가지 못했다. 

삼성측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했던 발언대로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청와대에 눌려 돈을 뺐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승마 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권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은 그 증거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의 독대 바로 다음 날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던 이영국 상무 등 2명이 경질된 일을 들었다. 삼성이 합병과 관련해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면 청와대에서 경질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최 씨 모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특검은 합병의 대가로 삼성이 승마지원 방식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결정권자가 이 부회장에 있다는 식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삼성 측은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특감 수사로도 기업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번 이 부회장의 공백까지 이어지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삼성그룹은 전문 경영진 체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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