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법인 신사옥 모습. [출처=현대차]

 



토요타가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한화 약 12조45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전략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시장에서 파는 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할 것"이라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경고한 바 있다. 이는 토요타가 멕시코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신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토요타는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이미 과거 60년 동안 220억 달러를 투자해왔다고 트럼프에 화답했다. 일각에선 토요타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사실상 백기를 들고 굴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기아차도 트럼프 당선인이 밀어붙이고 있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수출·판매하는 비중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트럼프 당선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미국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9월 멕시코에 공장을 준공해 이미 생산에 돌입, 미국의 눈치를 보고 미국 시장 수요에 맞춰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 공장은 연간 4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산차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준공됐다. 

또한 현대기아차가 북미지역에 신 공장을 어느 지역에 건설할지도 주목된다. 현대차의 북미 신공장 증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서 각각 연간 35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중이다. 

두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쏘나타와 아반떼(현지명:엘란트라) 등 세단 위주로, 정몽구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SUV 라인업 확대를 위해선 북미 현지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기아차에 이어 멕시코에 신규 공장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변수로 등장한 상황이다.  

현대차 측은 이번 '트럼프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장 등 신규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보고 신중히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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