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총 2만3216개 중 위해성평가는 2166개 제품에 불과

[출처=환경부]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생활화학물질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번지면서 정부가 본격 생활화학제품의 위해성 관리에 나섰다. 지난 6개월간의 전수조사와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불안감 해소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지난해 6월~12월까지 실시한 생활화학제품 전수조사 중간결과 유한킴벌리와 홈플러스 등의 스프레이형 방향제에 기준치 이상의 살생물제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회수권고가 내려졌다.

이들은 위해우려제품 15개 품목(환경부)과 공산품 4개 품목(산업부) 등 총 2만3388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개 업체 18종 제품에 대해 회수권고가 내려졌다. 업체들이 권고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품안전기본법 상 '명령'으로 강화할 수 있어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교환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전수조사는 스프레이형 3개 품목(방향제, 탈취제, 세정제)을 제조·수입하는 511개 업체 2166개 제품에 대해서만 위해성평가가 실시돼 국민적 불안감 해소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위해성평가는 일정기간 동안 위험물질이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됐을때, 유해영향이 얼마나 많이 증가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과정이지만 이번 위해성평가는 전수조사 제품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에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3개 품목 중 살생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총 439종 1857개지만 이중 흡입 독성자료가 있는 55종 1539개 제품에 대한 위해성평가만 이뤄졌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위해성 평가는 해당물질에 대한 독성정도를 알고 있고 인체에 적용했을때 어떻게 될지, 사용량 등을 감안해서 평가한다"며 "(독성)자료가 없는 경우는 국제적으로도 시험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물질로, 위험성이 높은 물질에 대해 우선적으로 실험을 수행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류필무 환경부 화학제품 TF 과장은 "이번 발표는 중간발표 성격이 강한 만큼 올해 안에 위해성 평가를 마치려 한다"며 "올해 전수조사한 데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위해성 평가를 마칠 계획이며, 회수권고 제품 업체에는 어제(9일) 회수 공문을 보내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회수권고가 내려진 제품 중 ㈜유한킴벌리(김천공장)의 스프레이형 방향제 '스카트 와치맨 방향제' 4개 모델에는 살생물질인 이소프로필 알콜이 기준치(24.9%)의 2배 가량인 47%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프로필 알콜은 눈과 기도 등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한빛화학의 분무형 세정제 '이지오프 뱅'의 경우 '각종 기름때 세정용'에는 에탄올아민이 기준치(0.25%)를 넘는 3%가, '찌든때&비누때 세정용'에는 포름산이 85% 함유돼 기준치(0.01%)를 크게 웃돌았다. 포름산은 호흡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화상이나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논란이 됐던 DDAC(암모늄클로라이드)의 경우 '페브리즈' 제품에는 0.14%가량이 발견돼 위해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분무형 세정제 'TESCO 안티박테리아 다목적 스프레이'에는 DDAC가 0.36% 함유돼 기준치(0.14%)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단종됐다.

또 ㈜랜디오션의 '섬유항균탈취제', ㈜성진켐의 '다목적·샤이린섬유탈취제', 아주실업의 '퓨코 깨끗한 우리집 패브릭샤워'에선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논란이 됐던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성분이 위해우려수준보다 높게 검출됐다.

환경부는 11일부터 이번에 전수조사를 마친 전체 2만3216개 제품의 살생물질 종류와 유해화학물질 정보를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누리집(ecolife.me.go.kr)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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