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마트의 진열대 모습 [사진=환경TV DB]

 


“월급 빼고 다 올랐다” 

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 조 모씨(31)의 장바구니는 텅텅 비었다. 높은 가격에 선뜻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을 2주 앞두고 서민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품목 등의 가격이 끊임없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무의 소매가격은 개당 평균 3096원으로 지난해(1295원)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사이 평균가격(1303원)보다도 두 배 이상 인상됐다. 

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평균 4354원으로 지난해(2220원)보다 약 2배정도 인상됐다. 

지난해 첫주와 올해 첫주 가격을 비교했을 땐, 당근이 141%, 양배추 136%, 무 135% 순으로 인상폭이 컸다.

채소값 폭등의 배경은 지난해 10월 제주도를 강타한 18호 태풍 차바(CHABA)로 분석된다. 이는 역대 2번째로 강한 태풍으로 지난해 제주도에 상륙하며 양배추와 감자, 당근 등 채소 농가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제주도를 통해 공급되는 겨울채소들이 차바의 영향으로 20~40% 가량 공급량이 줄었다.

수산물과 축산물 가격은 농산물에 비해 상승률이 크진 않지만 단가 자체가 높다보니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상승폭이 크게 느껴진다. 현재 한우 등심(1등급 100g) 가격은 평균 7821원으로 최근 5년 평균 가격(6362원)보다 22.9% 상승했다. 갈치 1마리는 9759원으로 지난해 평균(8054원)보다 20%이상 올랐다. 물오징어 1마리도 2974원으로 평년보다 14%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설 성수품과 생활필수품 27가지 물가는 1년 전보다 9.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평균 물가 상승률(1.3%)과 비교하면 차례상 물가가 다른 물건 값 상승률의 8배에 가까운 수치다.

소주, 맥주, 콜라, 라면, 과자 등의 서민 먹거리는 지난해부터 가격이 상승했다. 소주와 맥주가격은 평균 6% 인상됐으며, 콜라와 환타 등 탄산음료 가격은 평균 5% 올렸다. 라면은 평균 5% 올랐고, 제과업계에선 최고 10%까지 가격이 인상됐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오는 10일 물가정책 안정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ais895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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