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환경TV DB]

 


출근 전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에 테이크아웃 해온 커피. 마신 후 재활용 '종이’ 통에 넣고, 뒤돌아서 ‘환경보호에 일조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 커피전문점 종이컵은 완벽한 ‘종이’가 아닐뿐더러 재활용하기도 어렵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2015년 내놓은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커피의 주당 소비빈도는 12.3회로 배추김치 11.8회, 쌀밥 7회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커피전문점에서 배출하는 일회용 컵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환경부가 제출한 “일회용품 자발적 협약업체들의 일회용 컵 사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활용도 못 한 채 해마다 거리를 떠도는 일회용 컵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무려 360억원어치의 가치가 있는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재활용된다 하더라도 소각되는 게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종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커피전문점 일회용 컵의 내부는 연질플라스틱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물이나 커피 등을 담았을 때 액체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이컵 내면에는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한다. 

이 연질플라스틱 때문에 일회용 컵의 재활용 과정이 복잡해진다. 한국 순환자원 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종이컵은 신문 등 일반 종이와 함께 제지 회사로 가는데, 비교적 단단하고 두꺼운 커피전문점 종이컵의 경우 해리가 늦어 대부분 밑에 슬러시로 내려가 쓰레기로 취급, 소각처리 된다고 한다. 

환경부에서는 이렇게 낭비되는 종이팩 재활용 펄프의 수입 원지 대체 가치를 년간 320~360억원으로 추산한다. 커피전문점 종이컵의 경우 고급펄프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독일의 작가이자 언론인인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콥은 1934년에 쓴 ‘커피의 역사’에서 “커피와 포도주, 그것은 '깨어있음'과 '잠'을 의미했다. 포도주의 최종적인 결과는 ‘잠’이고 커피의 최종적인 결과는 ‘고양된 깨어있음’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늘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커피가 잠을 쫓아내게 해주는 필수품이라고는 하지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머그잔을 애용하면서 지구 환경도 생각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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