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폭 넓은 조사 시행해 원인 규명할 방침"

충남 태안화력발전소가 위치한 태안 앞바다. [사진=환경TV DB]

 


수확을 앞둔 충남 태안의 굴 양식장에서 굴이 무더기로 폐사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피해액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원인조사에 나설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태안군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폐사가 시작돼 이원면 일대의 굴 양식장 80만㎢에서 키워진 굴 10개 가운데 7개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액만 20억원에 달한다. 

잇따른 굴 폐사에 서해수산연구소는 조사해 착수, 지난 9월부터 이 일대의 수온이 평년보다 최고 섭씨 2도가량 높게 유지돼 굴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피해지역 어민들은 서해수산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지역에서 굴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굴이 폐사한 것이라면 서해 일대 양식장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야 하지만 굴 폐사가 일어나는 곳은 태안반도 북부권 바다뿐이다"며 "이는 인근에 있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바다에 온배수를 배출해 수온이 올라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발전소 측은 "굴 폐사와 온배수의 상관관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체조사를 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겨울철 소득원을 잃은 어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은 홍성·보령·서천 등의 해역에서도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는지 폭넓은 조사를 시행, 굴 폐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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