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는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대한 대기오염 규제와 함께 친환경차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서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선진국으로,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은 이미 배터리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 모습. [출처=LG화학]

 


지난해 12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에 100점 만점중 93.6점을 주고 세계 1위기업으로 평가했다. 삼성SDI는 87.5점으로 3위였다. 2위는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네비건트 리서치 리포트는 전기차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11개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들에 대한 전략과 실행 능력을 △시스템 통합 △안전한 공정 기술 △화학적 성능 △판매망 △제조 능력 및 제품 성능 △가격 △기업 재무 구조의 건전성 등 13개 분야에 걸쳐 평가했다.

LG화학이 선진기술 회사로 주목받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우수성 때문이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했고, 배터리의 형태가 '캔(can) 타입'이 아닌 '파우치(pouch) 타입'을 적용해 폭발 위험이 없다. 특히 이 구조는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도 길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Stack & Folding 구조' 라는 자체개발 특허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실현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경쟁사대비 우수한 제품 신뢰성 및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화학회사로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는 등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결국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추어야 할 삼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LG화학은 전세계 29개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현대·기아차와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등이다. 

LG화학이 2009년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EV) 등 친환경 차량 누적 대수는 총 40만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국내서 연간 판매하는 친환경차(4만대)의 10배 수준이다.  

삼성SDI, 고밀도 전기차용 배터리 50Ah와 120Ah셀 [출처=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3조원 이상을 투자,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중국 시안과 울산, 향후 추진될 유럽 거점 등 3각 체제를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추진중이다. 또 소재 R&D 센터 신설 등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을 정비해 소재 내재화를 본격 추진해 나가고 있다.

비록 제조업체 경쟁력에서 3위로 평가받았지만, 업계에선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4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16'에서 고밀도 전기차용 배터리 50Ah와 120Ah셀을 공개, 기존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50Ah은 기존 37Ah 제품에 비해 35%, 120Ah은 기존 94Ah 제품에 비해 28% 용량이 향상됐다. 이 배터리들은 용량이 늘렸지만 동일한 표준형 모듈을 적용해 이미 개발된 모듈 디자인에 주행거리가 늘어난 전기차 개발을 할 수 있고, 개발 비용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삼성SDI는 올해 초 '2016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회 충전 시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고 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을 공개했다. 이 배터리 셀은 업계 내 개발 중인 500km급보다 20~30% 주행거리를 향상시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평가됐다.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의 1회 연료 주입조차 주행거리가 600~700km임을 감안했을 때, 이 전기차 배터리가 상용화되는 2020년에는 전기차 시장의 티핑포인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은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독일 아우디와 전기 SUV를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2009년부터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BMW그룹은 2013년, 2014년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i3(EV), i8(PHEV)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외에도 삼성SDI는 크라이슬러, 벤틀리, 포르쉐, 인도 마힌드라 등의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차업계에서 테슬라의 대항마로 알려진 미국의 '루시드모터스'와 전기차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최근 루시드 모터스는 국내 양사와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게 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 출력, 수명, 안전성 면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전기차 충전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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