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해태제과의 '에이스초콜라또' 제품에서 발견된 화랑곡나방애벌레와 알집 [출처=네이버블로그 캡쳐]

 


#최근 소비자 김 모씨(가명)는 아이에게 초콜릿 과자를 먹이다가 깜짝 놀랐다. 안에 애벌레가 살아 기어다니면서 과자를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건 과자 봉투속 귀퉁이에 하얀 알집마저 자리잡고 있었다. 김 씨는 다시봐도 징그러운 애벌레가 갉아 먹었던 과자를 아이에게 먹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지난달 초 해태제과에서 판매한 ‘에이스초콜라또’ 과자를 구매한 소비자의 사례다. 김 씨와 같이 식품업계에서 이물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벌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과자들에선 이러한 벌레들 중 '화랑곡 나방 애벌레'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유통업계에서 골치를 썩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비단 해태제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삼양컵라면, 팔도는 왕뚜껑에서 각각 화랑곡나방애벌레가 검출된 바 있으며, 올해 초 농심에서도 맛짬뽕에서 이 애벌레를 발견했다는 소비자가 업체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식품업계에서도 유통단계 중 어디에서 이 애벌레가 들어갔는지 파악이 어려워,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로선 단순 교환 정도의 보상만 받고, 해당사건은 그대로 묻히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애벌레의 정체는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없는지 알아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랑곡 나방 애벌레는 강한 이빨과 턱을 갖고 있어 봉지나 플라스틱까지 뚫고 들어가 곡류와 같은 음식물을 먹는 잡식성 나방 유충으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는 8∼10mm로 몸통은 노란색이 도는 백색이고 머리는 노란빛이 도는 갈색으로 이뤄졌다.

14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품에 들어간 이물질 신고 건수는 3만2902건으로 집계, 이중 벌레가 1만2343건(37.5%)으로 곰팡이(3182건, 9.7%)를 제치고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식품으로 투입하는 피해 해충의 종류도 화랑곡나방유충이 67%로 가장 많았고, 파리 17%, 바퀴벌레 8%, 기타나방류 8% 순으로 파악됐다.

식약처도 주로 비닐류로 포장되는 식품인 면류, 과자, 커피, 시리얼 등은 화랑곡 나방 애벌레가 제품의 포장지를 뚫고 침입할 수 있으므로 식품 보관 시 밀폐용기를 활용하거나 냉장·냉동실 등 저온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조영호 국립생태원 박사는 “현재까지 화랑곡 나방 애벌레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은 없고, 보관과정상 청결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며 “원료 수입과정과 저장공간 등에서 오염될 확률이 크다”고 예상했다. 

조 박사는 “일각에서 주장하듯 편의점 등 유통단계에서 생길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개연성은 떨어진다"며 "원칙적으로 작업과 근무 환경에서 에어커튼 등의 방법으로 나방의 유입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이 최선이고, 나방이 기피하는 천연 물질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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