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측정농도 수치 오차율 최대 90%이상
시중에 판매중인 17개 공기청정기와 간이 측정기기 제품에서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 측정농도 수치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시중에 판매중인 간이 실내공기질 측정기기(홈케어)와 공기청정기 등 17개 제품에 대한 측정농도 신뢰성을 조사한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현재 홈케어 및 공기청정기에 수치가 표시돼 유통·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총 14종(홈케어 8종, 공기청정기 6종)으로, 환경부는 이 중 시장점유율이 높은 7종 17개 제품(미사용)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대상은 홈케어 3종(SKT, 케이웨더, 비트파인더)와 공기청정기 4종(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샤오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제품별 오염물질 측정결과를 공정시험기준을 사용한 실제 농도 값과 비교한 결과 이산화탄소를 제외한 미세먼지(PM10)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의 측정결과가 대부분 달랐다.
이산화탄소 농도수치를 표시하고 있는 3개 종 9개 제품은 공정시험기준과 동일한 방식인 비분산적외선법을 사용하고 있어 시험 결과 표시내용이 비교적 정확했다. 반면 TVOC 농도수치를 표시하고 있는 1개 종(3개 제품)의 경우 톨루엔 농도가 0㎍/㎥인 가스를 주입해도 1000㎍/㎥으로 표시되는 등 실제 농도와 달랐다.
또 미세먼지의 경우 7개 종(17개 제품) 모두 농도수치를 표시하고 있었지만 공정시험기준인 중량법과 비교한 챔버실험에서 오차율이 51%~90%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광산란 미세먼지 측정기기로 측정해 비교 분석한 실험 결과에서도 오차율은 6%~80%를 기록했다.
환경부는 실험대상 제품들의 실내공기질 측정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해당 제품의 센서가 사용하고 있는 측정 방법, 기기 구조, 유지보수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험대상 제품들의 TVOC와 미세먼지용 측정센서는 공정시험기준에서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센서와 광산란 측정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TVOC는 벤젠 등 수백 종류의 유기화합물질을 측정해 합산된 농도지만 반도체센서는 일부 물질만을 측정하고 있어 오차율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 제품의 미세먼지 측정에 사용된 광산란 측정센서는 간접 측정방식으로 오차율이 높고 대부분 실제 농도보다 낮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공정시험기준에서 제외되고 주로 오염도 추이분석에 사용되고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여기에다 간이 측정제품들은 펌프나 팬 등 공기흡입 유량조절장치가 없어 매번 유입되는 공기량이 달랐다. 또 개별 제품별로 센서를 검·교정하지 않고 모든 제품을 일괄 교정해 출시하고 있어 동일한 회사의 같은 제품끼리도 측정 값이 달랐다.
특히 판매 후 센서에 대한 사후관리와 정도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사용과정에서 센서의 교정 값이 달라지거나 센서가 오염돼 실제보다 훨씬 높은 미세먼지 수치를 표시하는 사례도 많았다.
냉·온수기나 정수기는 설치·관리자가 주기적으로 필터교체 등 제품을 유지·관리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 제품은 판매후 유지·보수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류연기 환경부 생활환경과장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와 미세먼지 등 신뢰성이 떨어지는 오염물질 항목을 수치화해 직접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 제조사들은 이산화탄소 외의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부정확한 측정수치를 제품에 직접 표시하지 않고 오염도 추이만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방식으로 개선하고, 판매 이후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체와 유관기관들에게 실내공기질 측정기능의 개선 등을 권고하고 지속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확도가 낮은 측정항목(미세먼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측정값 수치를 직접 표시하는 것보다 단순히 오염도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표시방식으로 개선하도록 하고 센서교정에 필요한 기술개발 및 공정 개선을 권고했다.
fly1225@eco-tv.co.kr
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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