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펜션 등 상업시설 난립 환경오염 유발...자연복원 추진

지리산 심원마을 전경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하늘 아래 첫 동네 지리산 심원마을이 자연 속으로 사라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19가구에 대한 주민보상을 완료하고 기존 건축물 52동과 진입도로 870m의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심원마을은 지리산 한 가운데를 흐르는 달궁계곡 최상부(해발 750m)에 자리 잡아 ‘하늘아래 첫동네’라고 불린다. 

마을 일대는 반야봉, 중봉, 노고단 등 고봉들과 인접해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등 주요 야생동물의 서식처이자 이동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자연복원이 완료되면 이들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편화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단절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공단은 올해 심원마을 인근 세걸산 하부에서 한배에서 태어난 3마리 새끼들과 어미 곰에게는 최적의 안전한 서식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원 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1967년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당시 임산물을 채취하거나 토종꿀 양봉을 생업으로 삼고 있었다.

이후 1987년 지리산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식당, 펜션 등 상업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 계곡 내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지난달 주민보상을 완료한 공단은 심원마을 내 기존 건축물 52동, 진입도로 870m(폭6m), 마을내 포장, 옹벽 등에 대해 철거를 추진한다. 

철거지역은 급경사 지형여건을 고려해 지형 안정화와 최소한의 국립공원 자생수종(신갈나무, 국수나무, 조록싸리 등)을 심고, 자연스런 천이(遷移)를 유도해 복원할 계획이다. 

심원마을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만복대(1438m)를 꼭짓점으로 하는 약 18㎢의 면적에 사람의 출입이 사실상 통제된다.

공단은 반달가슴곰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그간 공단은 주민들의 이주단지 조성, 영업보상 등 이주조건과 관련해 마찰을 겪었지만 수 차례에 걸친 주민간담회 등 협의 끝에  주민합의를 이끌어냈다. 

양기식 지리산국립공원남부사무소장은 “지리산국립공원 보전을 위해 협조를 아끼지 않은 심원마을 주민께 감사드린다”며,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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