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그만…진실 말하고 용서 구해야"

6일 오전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제1차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증인으로 참석한 대기업 재벌 총수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제1차 국회 청문회가 6일 열려 9명의 재벌 총수들이 증인석에 앉았다.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재벌 총수들이 청문회에 불려나온 것은 28년만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참석한 총수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손경식 CJ그룹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허창수 전경련 회장 겸 GS그룹 회장이다.

좌석은 중앙에 최태원·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양쪽 맨 끝에 손경식·정몽구 회장이 자리를 잡아 고령자 좌석을 양쪽 끝에 배치했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많게는 수백억원의 출연금을 낸 경위에 대해 현재 집중 질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의 출연 배경에 대가성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답변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6일 오전 국회에 들어서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이 부회장 구속 현수막을 펼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공동취재단]

 


질의 순서는 장제원(새누리당),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이만희(새), 손혜원(민), 최교일(새), 안민석(민), 이완영(새), 박범계(민), 황영철(새), 김경진(국민의당), 이종구(새), 김한정(민), 정유섭(새), 이용주(국), 하태경(새), 윤소하(정의당), 도종환(민) 순이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의원 18명에게 기본 질의 7분, 추가질의 5분, 보충질의 5분 등 17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질의 시간은 여야 3당 간사 간 합의로 늘어날 수 있다. 

증인들은 화장실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총수별 답변 시간과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청문회가 자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성태(새) 국조특위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편법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한 의혹에 대해 사실을 소상히 밝혀달라는 국민의 요구"라며 "'최순실 게이트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솔직히 사과해 용서를 구하고 정경유착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각오와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청문회 시작에 앞서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인 재벌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려 해도 권력과 손잡고 특권을 챙겨온 재벌들의 어두운 이면은 결코 가려지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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