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폭 10일치 방출량…월성원전이 배출량 가장 높아

[출처=박재호 의원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에서 지난 12년간 다량의 방사성폐기물이 방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10일간 방출된 폐기물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재호(더불어민주당·부산 남구을)의원이 사단법인 '환경과 자치연구소'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국내 원전 방사성폐기물 방류량'과 '국내 원전 삼중수소 방류량'을 분석한 결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국내 원전에서 6739조 베크렐(Bq)의 액체 및 기체 방사성폐기물이 대기나 바다로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기체폐기물의 방사능량은 약 3906조 베크렐이며, 액체폐기물은 약 2382조 베크렐, 총 배출량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일 방류량으로 평가되는 705조 베크렐의 약 10배에 달한다. 1베크렐은 방사능 물질이 1초당 1번 붕괴되는 것을 의미하며 방사능 활동량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단위다.

이 중 월성원전에서 배출된 방사성폐기물양은 국내 원전 전체의 약 66%를 차지했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노형으로 경수로 원전보다 10배 이상 삼중수소를 더 배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월~10월까지 인근 바다로 배출된 액체 폐기물배출량도 월성원전(7만5555.7㎥)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한빛원전(3만1636.2㎥), 한울원전(2만6800.7㎥), 고리원전(1만540㎥)으로 이어졌다. 

[출처=박재호 의원실]

 

삼중수소(3H)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물질로 화학, 생물, 생화학 연구에서 방사성 추적 물질로도 사용되며 입자를 흡입할 경우 폐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베타선을 방출해 감마선을 내는 세슘이나 요오드보다 2~3배가량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삼중수소는 필터로 걸러낼 수 없고 환경에 배출된 삼중수소는 음식 속에 있는 물이나 음용수, 공기 중으로 흡입하거나 피부를 통해 몸속에 흡수된다. 국내 원전이 배출한 방사성폐기물 중 삼중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체폐기물의 약 90%, 액체폐기물의 99.9%에 이른다. 
 
지난해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실시한 월성원전 인근 나아리 주민 5세~80세를 대상으로 한 소변 검사결과 주민 모두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삼중수소는 반감기 12년으로 120년 동안 유해하며, 바다로 흘러나온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융합돼 조류에 따라 움직인다. 

모든 방사성물질과 같이 삼중수소 역시 안전한 기준치가 없으며, 미량으로도 DNA 분자를 파괴하기 때문에 암이나 유전적 영향,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박 의원은 "현재 원전에서 배출되고 있는 기체 및 액체방사성폐기물에 대한 현행 농도규제를 총량규제로 전환해 방사성물질의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유효선량에 기초한 총량규제로서는 방사성폐기물의 감축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방사성폐기물 배출에 대한 절대총량규제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토덕 (사)환경과 자치연구소 기획실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경주 지진 등으로 방사능누출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종류, 배출량뿐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의 배출시간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등 제도적 시스템을 도입해 원전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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