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승인전 지난 3월 회사 내부서 이미 2G종료

 

KT가 지난 3월28일부터 ‘2G 서비스 종료 예정’을 통보했던 시기에, 내부적으로 이미 ‘서비스 종료’에 들어갔던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분당에 거주중인 최은정(32)씨는 학생시절부터 13년째 2G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8년째 같은 기기를 쓰고 있던 중 , 최근 기기가 노후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KT로부터 한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우편물 안에는 3G전환을 위한, ‘2G서비스 종료’예정 안내서와 무료로 3G전환이 가능한 단말기 카달로그가 동봉돼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최 씨는 들뜬 마음에 쉬는날 대리점을 찾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취급 단말기는 스마트폰 위주로 바껴있었으며 카달로그안에 표시된 수십개의 피쳐폰 중 그 어느것 하나 구할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대리점을 여러군데 돌아다녀봐도 구할수 있었던건 와인폰을 비롯해 극소수에 불과했다.


▲피해자 최은정씨(분당.32)

하는수 없이 친구로부터 중고폰을 구입해 기기변경을 시도했지만, KT의 답변은 “이미 2G서비스가 종료돼 모든 2G관련 서비스는 중단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말기를 직접 배달해 준다기에 무료 3G 전환을 알아봤지만 업무 시간과 겹쳐 평일에 대리점을 갈수 없던 최씨에게는 그것도 허사였다.

기자가 지난 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재판을 관전할 당시, KT 김현호 법무팀장은 “3G로 전환을 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단말기를 전달한다”고 밝혔지만 KT 고객만족팀이 최씨에게 해준답변은 “노약자 이외에는 전달해줄수 없으니 직접 발로 뛰라”고 말했다.

화가난 최씨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을 넣었고, 지난 11일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KT 고객만족팀에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KT 고객만족팀의 전 모 과장은 “무슨 의도로 2G서비스에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정 불편하면 3G로 옮기던가 타사로 가지 왜 그러냐”고 오히려 최씨를 나무랄 뿐였다.

최씨는 “13년간 조용히 전화기를 써왔지만, 남은 2G고객을 눈엣가시로 여기는지 ‘고객만족’팀에서 해야할 말은 절대로 아니지 않느냐”며 “무슨 보상을 바란것도 아니고 단지 종료되는 시점까지 안락하게 전화를 쓰고 싶었을뿐인데 전화를 끊고보니 어디다 토로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유학간 친구들을 포함해 지금쓰는 번호는 오래된 유대관계를 이어주는 끈인데, KT는 죄송하다는 말만 할뿐 정작 해결책은 그어떤것도 제시해주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이 지난 7일 법원의 KT 2G서비스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 승인이 난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

즉, 법원의 최종판결이 날때까지는 KT는 2G서비스를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고객을 몰아내는데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최초로 최 씨에게 전화를 했던 박 모 과장은 “3월 28일부터 ‘KT 내부적으로도 2G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이후로도 모든 2G 관련서비스는 없어졌다”며 “3월 28일 이후로 2G폰은 부가서비스, 기기변경은 물론 통화품질 개선에 관련된 그 어떤것도 해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최 씨는 그 내용을 듣고 두번이나 다시 반복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고, 전산 메모에 남겨져있는 관련 내용까지 확인을 하고 두번째 전화온 전 모 과장에게 “분명히 3월28일 부터 자사에서 2G서비스를 종료했다고 들었다. 두번이나 재차 확인했으며 메모까지 남겨져 있더라”고 물었다.

이에 전 모 과장은 “2G 신규 가입 종료 와 아마 착오가 있었을것”이라며 얼버무릴 뿐였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3수에 걸쳐 방통위에 2G서비스 폐지 승인을 하는동안 수면위로 올랐던 수천건의 관련 민원이 설명이 된다.

자사에서 내부적으로 망 철거를 통해 통화품질은 떨어졌고, 서비스 종료때문에 불편을 겪는 많은 2G가입자들이 3G로 전환했을것으로 추정된다.

KT는 그간 유선전화를 고장내거나, 사용중인 휴대폰을 직권해지 하는 등 온갖 편법을 통해 가입자 수를 줄여왔으며, 그에 관련된 민원은 지금도 올라오는 추세다.

LTE상용화가 멀어진 지금 새로운 3G폰 출시 등 많은 계획을 고민중에 있지만, 추락할 대로 추락한 기업이미지에 고객들은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성상훈기자 HNSH@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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