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코앞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가는 해를 하나둘 정리해야 할 시기지만, 속절없이 지나버린 세월이 야속한 이들이 있다. 2014년 4월 16일, 사랑하는 아들·딸·남편·아내를 바다에 빼앗긴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사고 발생 3주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에 잠들어있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늦어도 올해 말까지 세월호 인양을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27일 김영석 해수부 장관도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 “12월 말까지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며 자신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일 뒤 해수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배꼬리(선미) 리프팅빔 설치 공정 방식 변경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토사 굴착 후 빔을 하나씩 삽입하는 방식에서 선미를 들어 한 번에 빔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설치작업에 성공한 2개의 리프팅빔을 제외, 나머지 3개 리프팅빔은 세월호 선미를 약 1.5m가량 들어 올려 삽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작업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해수부와 상하이 샐비지 간 계약 만료시점은 올해 말. 일각에선 세월호 인양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업계서도 리프팅빔 설치를 마쳐도 최종 인양까지는 한달정도가 더 걸리기 때문에 세월호 연내인양은 어렵다고 보는게 중론이다.

지난 9월27일 해수부 국정감사장에서 참고인으로 출석, 오열하던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오늘로 우리 딸이 세월호에 896일째라며 896일째 4월16일로 살고 있다고. 실종자라는 말을 쓰지 않도록 꼭 찾아 달라고. 

연영진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도 자신했듯이 동절기에도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대안공법 등으로 하루빨리 인양을 성공시켰다는 기사를 쓰고 싶다. 그래야 이 나라도 아직까지 실종자 신분으로 세월호에 남아있는 9명의 국민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늦게나마 얼굴을 들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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