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드맵·배출권 거래 기준 수립 과정 '깜깜'

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 주관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점검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환경TV DB]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신 기후체제인 파리협정의 비준을 앞두고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와 투명한 정보 공개 필요성이 제기됐다.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 주최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점검 및 실효성 논의를 위한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점검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정부 관계자와 산업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신기후체제 마련을 위한 파리기후협약(파리 협정)에서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 목표안을 담은 '국가별 기여방안(INDC)'을 제출했다. 현재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 감축 로드맵을 준비중이며 이달 3일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의 필요성에는 찬성하면서도 정부의 뒤늦은 대응 및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한 공론화 노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산업계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산업계 감축목표는 2030년까지 12%가량으로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업계나 업종별 선정 과정을 공개하는 투명성과규제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로드맵과 관련, 배출권 거래제 이전에 정부 권고로 10년간 배출가스 조기감축에 동참했던 기업들이 이번 로드맵에 따르면 오히려 할당량을 많이 부여받을 수 있다며 역차별 우려를 제기했다.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당초 8월 내놓겠다던 로드맵이 아직까지 자세히 공개되지 않은 것은 로드맵이나 국회 비준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로드맵은 에너지 계획의 기준·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로드맵을 수년에 걸쳐 수정 보완하고 2019년에 확정하겠다는 일정은 당분간 온실가스 감축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라며 "국무조정실은 전력수급이나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로드맵을 수정 보완한다는 입장인데,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에너지계획이 수립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드맵 작성 과정은 전혀 공개되지 않은 밀실협의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도 로드맵 수립 과정과 논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편향된 로드맵은 사회적 지지와 수용성 부족으로 집행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현재 로드맵이 산업계 감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가정과 상업, 수송 등 불특정 다수에 감축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산업부문의 에너지나 전력소비 비중이 OECD국가 중 가장 큰데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산업계에서 배출되고 있는 만큼 산업계의 이해에 따른 로드맵 수립에 우려를 제기했다.

[사진=환경TV DB]

 

또 강성진 고려대학교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만큼 매출전망치를 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은 줄이고 산업구조와 에너지 믹스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이나 녹색성장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며 "석탄발전소에 의한 미세먼지가 심각함에도 (정부는)LNG발전소를 우선순위로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반영한 로드맵이 작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과 배출량 할당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논의해야 현재 목표가 타당한지, 추진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검증할 수 있다"며 "탄소 가격의 합리적 수준에 대한 논의 등 감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제출한 배출 전망치의 경우 배출전망과 감축 잠재량 분석 결과, 방법 등이 공론화되지 않은 채 설정돼 산업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정한 예측과 할당이 되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

이날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홍일표(새누리당) 의원은 "파리협정 비준을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을어떻게 구체화해 실천해내느냐가 로드맵이며 실천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당사국으로 앞장서기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섰고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로드맵 비준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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