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로 경영전반에 본격 나서…첫 과제는 '노트7' 사태 해결

[출처=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치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재용(48) 부회장을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게 됐지만, 국내 경기침체와 함께 글로벌 상황도 녹록치 않아 앞으로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노트7 사태다. 이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출시됐지만 발화 사태가 이어지면서 54일만에 단종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까지 7조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전액 리콜이라는 통 큰 결정과 함께 본격 회수에 나섰지만, 사용자들이 법적 소송에 나서는 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도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전적 손실 뿐만 아니라 추락한 이미지를 되돌려 놓을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부적으론 이건희 회장 부재 이후 체제 확립을 위해 수익률이 낮은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임원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정 부분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이 경영권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내부유보금 중 30조원을 주주배당으로 나눠갖자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이같은 제안은 그룹 내부적으로 이 부회장 체제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지만, 천문학적 금액의 내부유보금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가면 매년 배당금을 챙기게 되고 국민적 공분을 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5%정도에 불과하다. 경영권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선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엘리엇의 제안은 이 부회장이 체제를 갖추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명분으로 충분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선 연말 사장단과 임원 등에 대해 단행될 전망인 대대적인 인사와 구조조정 등 이 부회장이 내놓을 조직개혁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새롭게 투자중인 바이오·제약 부문, 통신사업과 차량전장 부문,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사업 육성도 이 부회장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한편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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