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환경 꼼꼼히 챙겨 서민 삶 보살핀 의원...영수증 환경호르몬 심각성 제기

송옥주의원 [사진=환경TV]

 


"환경부에 '유리천장'이 없어지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얼마전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치르면서 다짐한 말이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 '한계'와 '희망'을 동시에 느꼈다. '이번만 만회하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장관이나 관료들의 답변에는 실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정책현안에 대해 책임있게 답변하는 관료들을 보며 현재 부족한 부분들이 나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고 한다.  

송 의원은 설악산 오색삭도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통해 제대로 된 지적이 개선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일부 환노위 위원들은 국감에서 설악산 오색삭도 케이블카 설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양양군이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인간의 간섭이 많아질수록 산양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를 누락시킨 사실을 지적하며, 원주청에 평가서를 반려하고 재조사를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은 국감기간 내내 갈등을 지속하다 지난 25일 원주청의 "설치를 전제로 한 보완조치 결정을 내렸다"는 본안 검토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환노위는 곧 환경부, 원주청장, 여야당 의원 등 관계자가 참여한 긴급간담회를 열고 "보완을 하더라도 전면적인 재조사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 당장 이번 주에 원주청과 의원 보좌진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현지 조사를 재현하고 사계절을 포함하는 산양의 상태를 살펴보는 등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 재조사키로 했다.

"정부가 하고 싶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환경은 한번 훼손하면 회복이 어려우니까 철처히 검증을 거쳐야 해요." 송 의원은 강단있게 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송 의원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여성 대통령이 되면서 여성에 대한 대우가 나아지고 양성정책이 정착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차라 조사를 했어요. 환경부 산하기관 양성평등 분석을 했는데, 여성 근로자 비율과 관리자 비율이 전체 공공기관 평균보다 낮더군요."
 
환경부 산하기관의 여성근로자 비율은 평균 32.1%로 공공기관 평균(36.42%)에 못미쳤고, 여성 관리자 비율 역시 평균 15.8%로 여가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평균인 16%보다 낮았다. 

송 의원이 이를 지적한 그날 저녁 조경규 환경부장관은 국감 참여 직원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여직원들을 일부 국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정섭 차관이 직접 얘기하더군요. 조 장관이 내년 10명 정도 자리가 나는 국장석에 4명을 여성으로 승진시키겠다고요."

송 의원은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야 일부라도 반영이 되겠구나, 옳게 지적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경부가 내년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누구나 주목하는 큰 이슈보다 일상생활 속 환경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한다. 영수증 환경호르몬 검출 실태를 조사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서울시청 열린민원실 등 6개 정부산하기관 및 6개 주요 은행의 순번대기표와 영수등 등 감열지를 수거해 분석하니 비스페놀계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됐고, 그 중에는 유럽 화학물질 규제기준의 82.5배나 나온 것들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비스페놀은 체내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해 자폐증, ADHD, 갑상선호르몬 문제, 유방암, 자궁암, 당뇨, 비만, 자궁내막 질병 등을 유발한다. 비스페놀A는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사춘기를 촉진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에선 비스페놀A의 일일섭취 한계량을 낮추고 프랑스에선 지난해부터 비스페놀A 사용이 금지됐는데 우리나라는 인식도 약하고 너무 안이한 것 같아요."

송 의원은 "비스페놀은 공기중에 날려 특히 위험한데 우리나라는 국민 일인당 노출정도를 조사한 결과도 없고 일일 섭취 한계량을 정하지도 않았다"며 "환경호르몬은 아이에게 유해하니 미래세대를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노위는 지난 19~21일 일본 지진관련 대응현황 견학에 나섰다. 동경대 지질연구소와 기상청 방재과학 연구소, 도쿄가스 등을 방문해 지진시 후속조치를 시찰했는데, 송 의원은 이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기상청 방재연구소에서 지진시 예보와 경보발령체제에 대해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실제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강사조차도 어안이 벙벙하고 의원들도 모의훈련인지 진짜인지 한동안 감을 못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진 후 4~5초만에 경보가 울리는 거였어요. 일본은 시스템이 잘 돼 있다는 거죠. 하지만 아무리 대비를 한다고 해도 지형 자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지진 대비는 아주 꼼꼼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를 그만 짓고 없애자는 탈핵에 동의합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탈핵을 촉구하지만 송 의원은 일단 생활주변에 있는 환경문제를 잘 챙겨 국민들, 특히 환경취약계층인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영수증도 그렇고 학교 운동장에 깔린 우레탄도 장기간 노출되면 어린이들에겐 더 위험해요. 근로조건 개선과 비정규직 축소도 결국 서민을 위한 정책이죠.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삶을 보살펴 양극화 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해야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생각해요."

☞ 송옥주 의원은 누구?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 학사 /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홍보위원회 팀장 
▲열린우리당 여성국장 
▲통합민주당 여성국장 
▲민주통합당 교육연수국장 
▲더불어민주당 홍보국장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편집자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홍영표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16명의 위원들도 환경부와 고용부, 그 산하기관들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이어갔다. 국감장에선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대기질 오염문제와 4대강 수질저하, 지지부진한 폐자원 재활용 실태와 경주지진으로 불거진 지진매뉴얼의 헛점이 도마 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이에 환경TV는 국감기간 동안 피감기관의 정책집행 과정에서 행해진 실수와 잘못을 낱낱이 파헤쳐 제도개선의 계기와 대응방안 마련에 힘쓴 의원들을 소개한다. 

quqdass@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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