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진열된 디카페인 커피 [촬영=백경서 기자]

 


임산부나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카페인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에도 카페인이 소량 남아있으며 공정상 화학물질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은 꼼꼼히 따지고 음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의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원두에서 카페인 함량을 90%이상 제거한 경우 ‘디카페인’라고 명칭한다. 즉 디카페인 커피라고 해도 최대 10%의 카페인이 남아 있는 것이다. 카페인이 없다고 무심코 계속 마셨다간 커피 한잔에 버금가는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아울러 디카페인 추출 공정상 위해한 화학물질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임산부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인리히 E. 야콥이 펴낸 ‘커피의 역사’에 따르면 자신의 아버지가 커피에 중독돼 사망했다고 여긴 독일의 상인 루드비히 로젤리우스는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후 커피의 풍미가 콩을 볶을 때 살아난다는 점에 착안한 로젤리우스는 볶지 않은 콩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바로 공업용 화학약품을 이용해서다. 

현재 디카페인 커피를 생산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물론 로젤리우스가 이용한 공업용 화학약품인 솔벤트나 메틸렌염화물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지금은 이염화메탄 또는 에틸아세테이트라는 용매를 사용해 커피의 카페인을 씻어내지만 이염화메탄의 독성이 지적되면서 국내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 업계 측에서는 사용을 꺼리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에는 디카페인커피가 있지만 국내에는 찾아볼 수 없는 게 한 일례다. 미국 식약청에서는 화학 잔여물을 기준수치 이하로 제거하는 조건으로 화학물질을 디카페인 추출 용매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카누, 맥심 등의 스틱커피는 어떨까.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나 맥심의 디카페인 커피는 해외에서카페인을 제거한 원두를 가져와서 만든다”고 밝히면서도 “카페인을 제거한 공법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외에서 어떤 방식으로 카페인을 제거했는지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디카페인의 안전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며 “식품제조자들이 지켜야 될 위생적 규정만 있다”고 전했다. 결국 구입에 주의해야 하는 건 소비자의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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