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관리감독 미흡 인정하지만 안전성에는 영향 없어"

격납건물 내 PAR 설치 위치 개념도. [출처=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사고시 수소폭발을 막기 위한 핵심 안전설비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에 대해 모든 원전을 순차적으로 조사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한수원은 "월성3호기에서 확인된 되메움되지 않은 일부 볼트홀을 포함해 전 원전의 상태를 순차적으로 운전조건 등을 고려해 조사할 것"이라며 "관련 기술 기준과 절차에 따라 엄격히 보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박재호(더불어민주당·부산 남구을)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이 앵커볼트를 이용해 수소 제거장치인 피동형 수소재결합기(PAR)를 원자로 격납용기 콘크리트나 구조물에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곳곳에 구멍을 내고 되메움, 즉 구멍을 메우지 않은 채 덮었다고 주장했다.

PAR(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은 원전사고가 수소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핵심 안전설비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격납용기 내부의 수소가 제거되지 않아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국내 모든 원전에 설치됐다.

박 의원이 월성 3호기에 설치된 31대의 PAR 중 우선 7대를 점검한 결과, 3대의 주변부에서 지름 15㎜, 깊이 47~59㎜ 크기의 홀이 발견됐다. 2013년 7월 PAR 설치 작업자들이 앵커볼트가 제대로 박히지 않자 다른 곳에 구멍을 뚫은 뒤 기존 구멍을 메우지 않고 철수한 것으로 박 의원은 추정했다.

[출처=박재호 의원실]

 

박 의원은 "문제는 이보다 더 크고 많은 홀이 다른 원전 격납건물 내부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 제보자는 한빛, 한울, 고리 등 파가 설치된 원전 내부에 크고 작은 홀이 무수히 많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사고 발생시 격납건물내 수소제거를 위해 기존에는 전원이 필요한 수소열 재결합기 및 수소점화기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전원 없이 동작하는 PAR을 모든 원전에 추가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월성3호기의 경우 수소제거설비 설치용 지지대 설치 중 벽에 뚫은 지지대 고정용 볼트홀을 작업자 오류 및 관리 감독 미흡으로 일부 되메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지대 고정용 볼트홀은 기밀성과 내압성을 요구하는 격납건물 벽체에 설치된 것이 아니라 내부 격실벽에 위치하고 있어 원전 자체의 안전성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문가의 검토결과 격납건물의 구조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구조물의 내구성을 저하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모든 원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에서의 미비점을 찾아 재발되지 않도록 일시적인 절차보완이나 제재보다는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종사자가 원자력 규정 준수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문화 정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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