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단층 인근 9기는 내진설계 강화 조치 진행률 0%

[출처=김정훈 의원실]

 

국내 원전 24기 중 66.7%가 내진설계 강화 조치가 미흡한 가운데 경주 지진 인근의 고리, 월성, 한울 원전 등 9기는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정훈(새누리당·부산 남구갑)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원전별 주요 안전계통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 현황'에 따르면, 이번 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대 인근 또는 주변 동해안에 위치한 고리·월성·한울원전의 안전정지유지필수계통 및 보조 공통 부문 내진설계 진행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원전 내 주요안전계통 내진설계 규모를 기존 6.5(0.20g)에서 7.0(0.3g)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전 주요 안전계통 내진성능 강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는 현재 상업운전 중인 원전 24호기에 모두 적용된다.

하지만 양산단층대 인근 원전의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은 극히 낮았고, 반면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전의 경우 1~6호기 모두 주요 안전계통(4개 분야) 내진설계 강화를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원전 24호기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는 크게 4가지로 △안전정지유지필수계통 △보조공통부문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격납건물 격리 계통에 있는 설비들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다. 이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와 격납건물 격리 계통은 내진성능평가 결과 내진규모 7.0(0.3g)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원전 주요 안전계통 내진성능 강화가 완료된 한빛원전을 제외한 나머지 양산단층 인근과 주변 동해안에 위치한 고리원전, 월성원전, 한울원전의 상업운전 중인 호기별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은 저조했다.

고리원전본부의 '안전정지유지필수계통 및 보조 공통 부문'의 내진성능 강화 진행상황을 확인한 결과 고리원전 1호기는 강화를 완료했지만 2호기의 진행률은 35%(대상 기기개수 312개 중 개선 완료 기기개수 116개)였다.

신고리원전 1,2호기는 9%(대상 기기개수 22개 중 개선 완료 기기개수 2개), 고리원전 3,4호기(대상 기기개수 4개)의 경우에는 0%로 나타났다.

월성원전본부의 경우 1호기는 같은 부문의 내진성능 강화가 완료됐지만 신월성원전 1,2호기는 9%(대상 기기개수 22개 중 개선 완료 기기개수 2개), 월성원전 2호기(대상 기기개수 8개)와 월성원전 3,4호기(대상 기기개수 16개)는 모두 0%였다.

한울원전본부의 경우 한울원전 3,4호기는 20%(대상 기기개수 10개 중 개선 완료 기기개수 2개), 한울원전 5,6호기(대상 기기개수 16개)는 0%였다. 특히 한울원전 1,2호기의 경우 아직 내진성능 보강대상기기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한수원은 김 의원실에 현재 연구과제가 진행중인 한울원전 1,2호기 내진성능평가는 내진검증문서 생산 방법론 개발 후 내진성능평가를 수행하고 내진성능평가 결과에 따라 필요시 보강 추진 예정이며, 현재 내진성능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보강대상기기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한울원전 1,2호기에 대한 별도의 내진검증문서 생산 방법론 개발을 실시하는 이유에서 한수원의 안전 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울원전 1,2호기는 설비용량 95만㎾의 프랑스형 원전(알스톰사)으로 지난 1988년과 1989년 각각 세워졌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내진성능 강화를 위해 관련 자료를 프랑스에 요청했지만 28년전에 세워져 관련 자료가 대부분 전무했다.

즉 지난 28년간 한수원은 한울원전 1,2호기에 대한 주요 안전계통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채 상업운전을 하고 있었다는 것.

김 의원은 "9월 12일 5.1과 5.8이라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중형 지진 발생 이후 현재까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 위치한 월성원전과 고리원전, 한울원전의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극히 저조한데다 월성원전 1,2호기의 경우 내진성능 강화를 해야 할 기기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 관련 기관은 내진성능 강화 진행률이 저조한 양산단층과 주변 동해안 인근 원전들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를 현재 계획보다 더 조속하게 완료해야 한다"며 "내진성능평가 조차 아직 되지 않아 보강대상기기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월성원전 1,2호기에 대한 특단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올해 9월 기준 국내 원전 중 33.3%인 8개호기(월성1, 고리1, 한빛1~6)가 주요 안전계통 내진설계가 완료됐으며 남은 16개호기(66.7%)는 2018년 4월가지 완료할 예정이다. 소요 비용은 총 206억9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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