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관련 방대한 지식, '왓슨'이 환자 맞춤형으로 검색해 제시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IBM과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최초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원종 한국IBM 고객영업 총괄 수석 부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IBM]

 

가천대 길병원이 IBM의 인공지능(AI) '왓슨'을 기반으로 한 '왓슨 포 온콜로지'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사들이 근거에 입각해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개발돼 세계적 암센터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에서 학습과정을 거쳤다.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방대한 분량의 정형·및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들이 암환자들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개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IBM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약 4만000건에 달하는 온콜로지(종양학) 논문이 의료 학술지에 발표돼 매일 122개 분량의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지식이 급증하면서 인간의 능력으로 따라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의사들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왓슨 포 온콜로지'를 활용, 학습된 데이터에서 특정 환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유관 임상정보를 신속하게 추출해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IBM과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최초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로버트 메르켈 IBM 왓슨 헬스 종양학 및 유전학 글로벌 총괄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IBM]

 

IBM은 '왓슨 포 온콜로지'가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거의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를 학습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왓슨을 활용해 전문가 검토가 이루어진 연구결과와 임상 가이드라인 및 전문가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 암 발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는 총 25만4952건의 새로운 암 진단과 7만5172명의 암환자가 사망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가장 많이 확인된 암 유형은 남자의 경우 대장암·위암·폐암·간암·갑상선암이며 여자는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위암·폐암이다.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 길병원은 1400여개의 병상을 가진 국내 5위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종양학 전문의들이 매년 5만명의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우선적으로 유방암·폐암·대장암·직장암·위암 치료에 도입해 활용할 예정이다.

IBM은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한국 의료 가이드라인 및 언어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IBM과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최초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제프리 로다 한국IBM 대표이사와 이근 가천대 길병원 병원장이 악수를 하며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사진=한국IBM]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장은 "의료진은 항상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데이터 기반의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전 세계에서 발표되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너무 방대해 이를 모두 따라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왓슨 포 온콜로지는 엄청난 양의 개별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실제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종합 제시해, 의료진들이 세계 수준의 입증된 의료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왓슨 포 온콜로지' 학습을 주도했던 마크 크리스(Mark Kris) 박사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암 전문지식을 IBM 왓슨의 분석 속도와 결합시켜, 한국 종양학 전문의들은 최신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치료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태국의 붐룬그라드 국제병원과 인도의 마니팔 병원에서 이미 활용중이며 중국의 항저우 코그니티브케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전역의 21개 병원에도 도입될 계획이다.

로버트 메르켈 IBM 왓슨 헬스 종양학 및 유전학 글로벌 총괄 사장은 "'왓슨 포 온콜로지'를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증가하고 있는 암 관련 지식에 좀 더 쉽게 접근하게 하는 것"이라며 "왓슨은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꼭 필요한 치료 시점에 데이터를 기초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IBM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통해 가천대 길병원에 제공되며 의사들이 국내에서 필요에 따라 왓슨의 역량에 접근할 수 있다.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데이터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보관하고 특정 개인을 직접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왓슨에 제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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