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실험, 검은색에 공격성...천 걸어두면 집짓기 포기해

말벌은 특히 검은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였다.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말벌은 검은색에 특히 공격성을 드러내고 벌집을 지으려는 곳에 천을 걸어두면 집짓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머리를 감싸며 벌집에서 직선거리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말벌의 공격성을 실험한 결과 노란색 등 밝은색보다는 검은색을 집중 공격했다고 8일 밝혔다.

공단은 올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 등지에서 등검은말벌과 털보말벌 등의 벌집을 건드려 말벌의 공격성향을 알아보고, 벌집 관리와 먹이원을 분석했다.

이 실험은 국립공원 내 야외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말벌 공격에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우선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집중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에 강한 공격성을 보였다. 

밝은색을 공격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공격성이 약해졌다. 

공단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공격성이 강한 이유가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계열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말벌의 공격에 안전하다.

또 일상적인 음악, 대화 등 소리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약한 진동에는 수십마리가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반응을 볼 때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공단은 말벌집을 건드렸을 때 팔을 휘저으면 안 되고, 머리를 감싸며 벌집에서 직선거리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향에는 기피 행동이 관찰됐고 벌집을 지으려는 곳에 천을 걸어두면 집짓기를 포기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주요 먹이로는 많은 양의 나방 애벌레 등 곤충을 잡아 먹는데, 특히 나방의 대발생을 억제하는 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를 조절하는 역할 등 향후 말벌 생태의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공단측은 밝혔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 내 야영장소나 탐방로의 휴식 장소 등에서 벌집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말벌 유무를 세심히 살펴 벌집이 있으면 바로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며 "말벌의 생태와 행동특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안전한 탐방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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