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의 악몽'

6일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입주해 있는 주요 기업체 상당수가 단지 내 한국전력 변전소 이상으로 정전 사태를 맞이했다.

시간은 길지 않았다. 6일 오후 1시59분부터 2시15분까지 16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피해는 현재 추정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공 시 액체상태로 흐르는 배관 속 제품이 굳어졌을 경우 재가동이 용이하지 못한 석유화학공장의 특성상 단 1분이라도 예기치 못한 요인으로 공정이 중단되면 작업 재개 시한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정전 사태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건 공단 내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고 있는 SK에너지다.

SK에너지의 공장들은 대다수 화학공정을 멈춘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 설비 점검 중인 상태다. 하지만 재가동 시점은 불투명하다.

사측 관계자는 "1~2분도 아니고 16분이란 긴 시간 동안 공단 대다수에 전력 공급이 차단된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파악을 해봐야겠지만 최소한 일주일 이상 작업이 불가능할 것이며 작업 재개가 언제 가능할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태"라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루 정제량이 84만 배럴에 이른다"면서 "재고를 파악해 봐야겠지만 수출 물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시설 내 자체발전기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규모 상 전체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외 바스프 코리아 울산공장, 한주, KP케미컬 등 주요 업체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변전소 이상인 건 맞지만 외부에 노출돼 있는 전력 설비의 특성 상 불가피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며 "현재 1차적으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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