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농림부, 7년 간 석면플레이트 건축물 7.6% 제거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침묵의 살인자' 석면이 또다시 들끓고 있다. 정부가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석면 건물은 전국 곳곳에 도사리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대부분의 건축물이 석면슬레이트로 설계돼 농어민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지만, 정부의 석면 건축물 제거 프로젝트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 5년간 전체 석면 건축물 7.6% 제거...농어촌 축사·창고 등은 제거대상에 포함안돼

3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석면 관련 정부 사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환경부는 7만8670개소, 농림부는 2만7826개소를 각각 제거,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있는 석면슬레이트 건축물은 140만9867개소. 환경부와 농림부가 5년 동안 힘써 움직인 결과, 제거된 석면 건축물은 전체의 7.6%인 10만6400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농어촌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체 석면 건축물 가운데 80.6%인 113만6250개소가 분포돼 있다. 이마저도 축사나 창고같이 농어민이 자주 사용하는 건축물은 주택 외 건축물로 포함되지 않아 제외됐다. 1급 발암물질 석면을 앞에 두고 농어민들의 건강이 사각지대에 놓인 꼴이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의 사업 속도대로라면 전국에 있는 석면슬레이트 건축물을 모두 없애는데 거의 70년(65.7년)이 걸린다"며 "1급 발암물질을 두세대 이상 대물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면은 1980년대만 해도 '기적의 물질', '마술의 광물'로 불렸다. 열과 불에 뛰어난 내구성을 지닌 옷 또는 건축자재를 만들 수 있는 천연 절연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면이 대기로 누출돼 폐에 축적될 경우 만성기관지염과 석면폐증(석면에 의해 폐의 섬유화가 초래되는 질병)이 유발되고, 심지어는 폐암까지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 7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환경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발표한 '석면피해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환경부가 조사한 환경성 석면 피해자는 총 2076명이다. 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석면으로 인한 산업재해 노동자는 108명으로 파악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환경성 석면 피해자 가운데 49%가 석면폐증을 앓고 있으며, 악성 중피종 환자와 폐암 환자가 38%와 13%를 각각 차지한다고 밝혔다. 중피종은 석면가루가 폐 흉막 등에 쌓여 발병하는 종양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석면 관련 질병은 잠복기가 긴 만큼 피해자는 매년 평균 300명씩 발생할 것"이라며 "농어민의 건강을 위해 축사나 창고같이 농어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건축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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