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가 80억 들여 기술개발... 중국·중동 수출도

[편집자 주]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자리잡는 동안 환경 관련 문제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뒷전으로 미뤄져왔다. 최근에는 쓰레기 처리문제, 자동차 배출가스, 가습기와 정수기, 반려동물 등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 이슈가 속속 드러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이 IT기술을 활용해 환경 친화적 아이디어를 상품에 접목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10여년전 뉴스를 보다 음식물쓰레기가 바다에 투기되는 '해양투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다. 특히 전체 쓰레기량의 35%를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쉽게 넘어갈 수 없었고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 소멸기 '멈스(MUMS)'를 개발한 ㈜멈스전자의 이세영 대표이사는 전부터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기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와 다르게 친환경 방식을 고집하는 멈스는 이 대표의 환경 관련 분야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던 이 대표는 2013년 회사를 설립하고 대기업이 할 수 없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회사 멈스바이오를 설립해 미생물 연구개발에 나섰고 제품 개발에만 80억원이 들었다.

기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전기를 이용해 건조시키거나 가루로 분쇄하는 방식이었다면 멈스는 미생물 방식을 도입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 처리한 뒤 소멸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개발한 고초균과 유산균, 효모 등을 배합해 음식물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적게는 10조에서 많게는 100조마리의 미생물들이 음식물 쓰레기에 따라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하며 24시간 내 쓰레기를 분해하도록 하는 방식이며 하루 2㎏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미생물 분해 과정. [사진 제공=멈스전자]

 

건조나 분쇄 방식이 아닌 만큼 전기 사용량도 모델에 따라 월평균 3.86~8㎾h가량으로 타사 대비 10분의1가량이다.

싱크대 일체형으로 따로 잔여물을 제거할 필요없이 분해된 음식물 쓰레기는 물로 씻어 내리도록 되어 있어 실용적이다. 렌탈 방식으로 6개월에 한번씩 엔지니어의 방문 관리만 받으면 돼 편리성도 높였다.

이같은 멈스의 친환경 기술은 음식물 처리기로는 처음으로 환경부 인증을 받았다. 음식물 쓰레기 고형물 배출률이 20% 미만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통과했다.

2015년 환경부 장관상에 이어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3년 연속 로하스 인증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홍콩국제혁신기술박람회에서 최고상 수상, 대만 가오슝 국제발명품 전시회 금상 수상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중국과 중동 등 수출길도 열릴 전망이다.

이처럼 타사 음식물 처리기에 비해 악취나 소음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전기요금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단점이다.

멈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월 렌탈 시스템을 도입해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자사의 미생물 원천기술을 산업용으로 응용해 축산폐수와 평형수 정화 등 다양한 분야에활용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환경관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IT기술이 최고인데도  기술 개발 소요량이 적다는 점에서 기술개발의 부​족함을 느꼈다"며 "이 분야 제품개발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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