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채두병 감독 [제공=포커스뉴스]

 


영화 ‘올레’의  채두병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배경과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17일 오후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 배급 대명문화공장‧리틀빅픽처스)의 언론 시사회에는 배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과 채두병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시사회에서 채두병 감독은 영화의 시나리오에 대해 "제가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시나리오의 배경에 대해 "제가 39살 때 시간 강사였다. 동시에 영화감독 입봉 지망생이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당시 고시를 준비하던 장수생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고시에 떨어지고 제주도에 가자고 하더라. 처음에는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혹시 이 친구가 고시에 떨어지고 힘들어서 이상한 생각을 할까봐 따라갔다. 이후 여자처자해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를 가게 됐다. 저는 처음 본 사람들인데 너무 반갑게 맞아주더라. 또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힐링이 됐다. 그 후에 제주도를 몇 번 더 갔는데, 그 일들을 재구성을 했다“라고 밝혔다. 

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 ‘올레’는 잘 나가는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과 13년 동안 고시 공부를 하는 수탁(박희순),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세 친구가 제주도로 떠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채두병 감독은 ”제주도의 풍광보다 게스트하우스에 더 신경을 썼다. 영화의 대표적 배경인 ‘티티카카’ 게스트하우스는 우리의 꽉 막히고 일차원적인 일상과 대조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미술팀에 판타지적인 구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라며 ”‘티티카카’라는 이름은 실제 티티카카 호수에서 따왔다. 그 호수가 굉장히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의 말처럼 '올레'에서 서로의 아픔을 숨기고 떠난 세 남자의 유쾌한 여정은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 ‘티티카카’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기대 없이 찾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세 친구는 사회생활에 치여 잊고 지냈던 설렘과 대학 시절을 추억하며 감상에 젖는다. 특히 영화 속 검은 양복을 입은 배우들과 대조되는 ‘키키카카’ 게스트하우스의 인테리어와 주변 풍경은 관객들의 여행 판타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제공=리틀빅픽처스

 

  
채두병 감독은 제목을 ‘올레’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친구들을 만나도 다들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더라"며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작은 길이라는 뜻이다. 사실 길은 막힌 곳이 없다. 설사 길이 막혀 있다고 해도 옆에는 샛길이 있다. ‘올레’는 샛길에 대한 이야기다. 희망퇴직하고, 병에 걸리고, 고시에 떨어져도 주변을 살펴보면 샛길이 있다. 그리고 길은 어디로든 나를 데리고 가게 해 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통해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라고 말한 채두병 감독은 "보통은 극장에서 영웅들을 본다. 그런데 우리도 영웅 못지않게 괜찮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 ‘올레’라는 거울에 비친 관객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말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17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올레’. 무더위에 지치고 일에 치여 가끔은 샛길로 향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러닝타임 103분동안 담백하고도 얼근한 힐링을 선사하는 영화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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