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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한국형 생존기 영화 두 편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2000)나 영문도 모른 채 땅 속 관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베리드’(2010)를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하정우 주연의 ‘터널’을, 미국 드라마 추천 순위 5위 안에 드는 ‘워킹데드’나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월드워Z’(2013) 등 좀비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부산행’을 보러 극장으로 향하는 것도 좋겠다.  

먼저 지난 10일 개봉해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배두나‧오달수)은 하정우의 터널 속 생존기를 그린 영화다. 평범한 자동차 세일즈맨인 하정우는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히게 된다. 영화 ‘베리드’에서는 관 속에 갇힌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라이터, 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휴대 전화기가 주어졌지만 하정우가 가진 건 생수 500㎖짜리 두 병과 딸의 생일을 맞아 산 케이크, 자신의 휴대 전화기가 전부다. 또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배구공이 톰 행크스의 유일한 친구였다면 하정우에게도 이러한 존재가 있어 극의 재미를 두 배로 만든다. 심지어 하정우식 유머는 두 영화보다 '터널'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천만 관객을 찍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마동석‧정유미)은 한국형 좀비를 다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미드 ‘워킹데드’ 시리즈만큼 사건 개요가 촘촘하게 짜여있지 않지만, 부산행 열차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표출하는 광기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는 ‘워킹데드’보다 신랄하다. 또 ‘월드워Z’에서 좀비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브래드 피트처럼 ‘부산행’에도 아내와 딸을 지키려는 마동석과 공유가 있다. 다만 좀비의 시작과 끝을 영화에 모두 담아내는 ‘월드워Z’와 달리 ‘부산행’은 열차 안의 이야기만 담는다.

만약 다음주 18일 개봉하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감독 연상호, 목소리 류승룡‧이준‧심은경)을 볼 관객이라면 이번 주말 ‘부산행’을 보고, 연상호 감독이 ‘서울역’과 ‘부산행’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역’은 ‘부산행’보다 더 적나라하게 사회 현실을 꼬집고 풍자한다.

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롯데엔터테인먼트

 


치열한 생존기보다는 울림이 있는 슬픈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덕혜옹주’와 ‘국가대표2’를 추천한다.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출연 손예진‧박해일)는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으로 끌려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그렸다. 덕혜옹주 역을 맡은 손예진은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라는 평을 들을 정도의 연기를 펼친다. 포탈사이트 네이버 관람객 평점이 8.87, 다음 관람객 평점이 8.5로 이번 여름 개봉한 한국 영화중 가장 높은 관람객 평점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기도 하다. 

‘터널’과 같은 날인 지난 10일 개봉한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 출연 수애‧오달수‧오연서)는 여름 영화 중에 가장 눈물을 많이 쏟게 하는 영화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국 최초로 여자 아이스 하키팀이 유치되는 내용을 그린 ‘국가대표2’는 ‘시원함+감동+유머’까지 여름 영화의 흥행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 그러나 아이스하키라는 영화의 주제 측면이 아닌, 극 마지막에 수애와 여동생의 가족애에서 쏟아지는 눈물은 다소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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