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벤츠코리아 홈페이지]

 


최근 신형 벤츠 'E클래스'를 사전계약한 고객들은 담당 딜러들로부터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140만원 상당의 기본사양인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빠져있는 모델이 먼저 출고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HUD는 속도, 내비게이션 등 주요 운행정보를 운전자 바로 앞 유리창 부분에 그래픽 이미지를 통해 투영하는 기능이다. 첫 개발당시엔 선택적인 편의사양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엔 안전을 위해 보편적인 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사전예약 고객들은 E클래스 출고 대기고객들이 많아 2~3달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HUD를 포기하고 바로 차를 출고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고객들은 요즘엔 2000만~3000만원대 국산차에도 편의옵션으로 장착되는 HUD를 7000만원대 전후 고급차인 E클래스 사양에 빠져있다는 사실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분위기다. 

벤츠는 2013년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를 시작으로 모든 라인업에 HUD를 적용했다. BMW와 아우디에 이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가운데선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셈이다. BMW의 경우, 2003년 HUD기술을 최초로 선보였고, 이후 아우디, 토요타, 푸조 등이 잇따라 적용하기 시작했다. 국산차 중에선 기아차가 ‘K9’에 최초로 HUD를 적용한 바 있으며, 이후 'K7', '그랜저' 등에도 선택사양으로 적용했다. 

당초 벤츠코리아는 지난 6월부터 공식적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10세대 신형 'E클래스'에 대해 HUD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해 가격을 책정했지만, 현재는 HUD 미장착 모델을 독일서 들여와 원래 가격에서 14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계약 고객들 입장에선 향후 국내 준중형 신차에도 나올 만큼 일반화된 옵션을 7000만원 상당의 신차를 구매하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활용할 수 없게 돼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벤츠 딜러는 “HUD를 생산하는 공장이 일본에 위치,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물량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현재 사전예약 구매고객들은 140만원 할인된 가격에 출고받거나 조금 더 상황을 보고 HUD 장착모델을 기다리는 방법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사전계약 고객들이 많아 출고물량이 부족해 우선 독일서 HUD가 미적용된 생산물량을 들여왔다”며 “HUD가 포함된 모델은 이르면 10월 초, 늦으면 올해 말까지도 들어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클래스를 사전계약했다는 최 모씨(43)는 “일반 국산차도 아니고 7000만원대 풀옵션 수입차를 사면서 140만원이 할인됐다고 HUD를 뺀 모델을 출고받고 싶지는 않다”며 “한국소비자들만 차별받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사전계약고객인 박 모씨(36)도 “첫 상담받을 땐 코리아패키지로 HUD를 선택사양이 아닌 기본사양으로 적용해 불필요한 사람들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제 와 부품을 조달할수 없게 되자 선심쓰듯 할인된 가격에 차를 받아가라고 하는 것에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부품조달이 되지 않는 것은 일시적인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ais8959@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