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영화사 하늘

 


‘2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영화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속편의 화제성에 힘입어 광고가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가지는 동시에 ‘1편’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는다. 최근 개봉한 ‘나우유씨미2’나 ‘제이슨 본’도 개봉하자마자 전편들과 비교돼 회자되곤 했다. 관객들은 2편이 나오면 영화의 평점이나 예고편을 찾기 보다는 “1편보다 재밌니?” 혹은 “1편 보지 않아도 내용이 이해가니?”라는 물음을 던지는 데 익숙하다.  

이런 점에서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 제작 케이엠컬쳐, 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는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사실 단순히 내용으로만 따지면 ‘국가대표1’을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소재가 스키점프에서 아이스하키로 변했고, 남자 선수단에서 여자 선수단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최초의 팀이라는 설정, 열악한 훈련 환경에 이은 해체 위기까지, 큰 틀은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국가대표1’의 OST인 ‘러브홀릭-버터플라이’가 흘러나올 때는 안타까움 마저 들게 한다. ‘국가대표2’만의 충분한 울림이 있는데, 마치 ‘국가대표1’의 감동을 되새김질하라고 강요하는 것만 같다. 

출처=영화사 하늘

 


사실 ‘국가대표2’ 자체에는 배우들이 일궈낸 충분한 감동과 시원함, 웃음코드가 있다. 팀 감독을 맡은 천만요정 오달수(강대웅 역)의 개그감각은 여전하고, 선수 김예원(김가연 역)의 감칠맛 나는 취중 연기는 ‘재발견’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한다.

특히 극 중 2003년 아오모리 아시안 게임 출전 장면은 영화관 피서를 찾은 괜객들에게 여름 영화다운 시원함을 안겨준다. 관객들이 실제 아시안 게임 생중계를 보고 있는 것 마냥 박수치고 아쉬워할 정도다. 전 쇼트트랙 선수, 1년 7개월간 피겨를 배운 선수, 동네 YMCA에서 아이스하키를 배우던 여중생 등이 단 150일간 훈련해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스토리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관객도 모를 리 없지만(실제 2003년 아오모리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아이스 하키팀은 중국에 1-30으로 패했고, 북한에게도 0-10으로 졌다)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 돼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게 만든다. 

수애(이지원)와 그의 여동생 박소담(이지혜)의 감동 코드도 나름 수준급이다. ‘국가대표1’의 익숙한 전개를 그저 따라가기만 하던 관객은 둘의 자매애를 보고 그제야 눈물샘을 터뜨린다. 진부하다고 느끼면서도 관객을 펑펑 울게 만드는 ‘국가대표2’ 만의 힘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웃음+시원함+감동’이라는 여름 영화 공식을 다 갖췄는데도 이상하게 그저 ‘리우 하계올림픽에 맞춰 개봉해 관객 수를 늘리기 위한 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는 10일 첫 선을 보이는 ‘국가대표2’가 속편을 벗어났지만, 뛰어넘었다고까지 언급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running@eco-tv.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